'재방문' 약속 지킨 꼬리곰탕 먹방
산불 피해 위로하고 '착한' 중국집 매상 올려준 짬뽕 먹방
거리 활보하며 '소통' 강조한 김치찌개 먹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사흘 연속 식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메뉴 역시 꼬리곰탕, 짬뽕, 김치찌개 등 직장인들의 흔한 점심 메뉴를 선정해,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는 '탈권위' 행보라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이 무산된 1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 과 함께 인근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식사를 했다.
일반 시민들이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당선인도 평범한 직장인마냥 김치찌개를 먹었다.
식사를 한 뒤에는 식당 인근 통의동 거리를 900m 정도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대통령 경호처는 필수적인 근접 경호만 하며 윤 당선인의 이동을 도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인수위 운영과 향후 국정 기조를 같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의가 근처 김치찌개 식당으로 이어졌다"며 "국민이 있는 현장 속으로 가서 실제 눈을 맞추고 어루만지는 행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당선인 신분으로 즉석 산책에 나선 것은 윤 당선인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식사 정치'는 대통령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부터 시작됐다.
지난 14일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에 나선 윤 당선인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을 찾았다. 그는 이날 1955년부터 영업한 노포 진주집에서 시장상인들과 꼬리곰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윤 당선인과 함께 식사 한 문남엽 남대문시장상인회장은 윤 당선인의 방문에 대해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중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때보단 편안해 보였다"고 했다.
공개 행보 첫 날, 재방문 약속을 지킴과 동시에 소탈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갔다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다음날인 15일에도 식사 메뉴로 주목을 받았다.그는 이날 경북 울진을 찾아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뒤 시내의 '신신짬뽕'을 찾았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과 진화작업에 나선 사람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 화제가 된 중국집이다. 윤 당선인이 직접 "매출을 올려주고 싶다"며 정한 곳이다.
김은혜 대변인은 "공동체를 위해 어려운 일을 분담하고 희생을 감수한 울진주민의 소중한 뜻을 기억하고 한분한분의 삶이 꼭 재건될 수 있도록 새 정부는 더욱 노력하겠다"며 식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해 9월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대통령이 된다면 '혼밥하지 않겠다. 국민 앞에서 숨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사람이 밥을 같이 나누는 게 소통의 기본"이라며 "야당 인사, 언론인, 격려해야 할 국민과 필요하면 2끼씩 먹더라도 밥 먹으면서 소통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혼밥 안 하기, 뒤에 숨지 않기. 대통령이 되면 이 두 가지는 꼭 지키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사흘 연속 윤 당선인의 공개 오찬이 이어지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혼밥하지 않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