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후 크레인 정비업무 부실로 중대재해 발생 우려 제기
노사 제도개선위에서 논의, 임협 잠정합의안에 '합병 검토' 포함
지난 2016년 분할됐던 현대중공업의 설비보전 전문 자회사 ‘현대중공업MOS’가 다시 모기업으로 흡수합병 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16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오후 울산 본사에서 열린 2021년도 임금협상 37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현대중공업MOS와의 합병을 적극 검토 후 시행하는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
현대중공업MOS는 당초 현대중공업 내에 있던 설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던 조직이 현대중공업의 100% 자회사로 분사돼 2016년 8월 출범한 업체다.
당시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현 현대중공업지주) 등 비조선 부문을 분사하기에 앞서 설비보전 부문의 운영 합리화 차원에서 현대중공업MOS가 먼저 분사됐다.
하지만, 크레인 관련 중대재해가 잇따르면서 크레인 정비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대중공업MOS의 재합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조는 현대중공업MOS가 분사 이후 하청업체를 14개나 두는 등 다단계 하청구조로 크레인 정비업무가 이뤄지면서 예산이 삭감되고 인원도 축소돼 정비 업무가 형식적 점검으로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4월부터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 중인 근로조건 관련 상시 논의 기구인 제도개선위원회에서 현대중공업MOS 합병 관련 사안이 논의돼 왔고, 지난 1월 크레인 작업 중 사망사고 발생을 계기로 논의가 구체화 돼 이번에 ‘검토 후 시행’으로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회복에 따라 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MOS와 합병 시 유기적인 크레인 작업을 통해 안전성과 생산성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합병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 내부적으로는 2016년 현대중공업MOS 분사 당시 분할회사 소속 직원들에게만 위로금이 지급돼 분사 거부자들만 손해를 봤다며 재합병을 요구한 노조 집행부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