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울진·삼척 산불 엿새째, 진화율 70%…이재민들 임시신분증 '소중한 한 표' 행사


입력 2022.03.09 14:17 수정 2022.03.09 14:43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헬기 82대·지상 장비 305대·인력 3970명 등 총동원

영향구역 광범위, 지상 접근 어려운 곳 많아 헬기 더 필요

이재민, 경북선관위가 준비한 미니버스 타고 투표소로 향해

당국, 진화 인력 중 투표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투표권 보장

울진·삼척산불 발생 닷새째인 8일 오후 6시쯤 경북 울진군 울진읍 대흥리 금산터널에서 소방차들이 산불 방어선 구축을 위한 일제 방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이 엿새째인 9일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아 당국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진화율은 70%로 높아졌지만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와 응봉산 등 서쪽 지역은 불길이 강해 오히려 조금씩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재민들은 임시 신분증을 발급받아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밤사이 금강송 군락지 경계 밖 화선이 군락지 안으로 들어와 비상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대기하고 있던 전문진화대원들이 진화에 나서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금강송 군락지에 들어온 화선은 야간작업으로 진화에 나서 아침까지 진화율이 80% 정도이며 항공 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길이 넘어온 곳은 금강송 핵심지역과 거리가 있어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소광리와 응봉산 등 서쪽 불길이 잡히지 않고 계속 확산하면서 여기에 진화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일출과 동시에 헬기 82대를 투입했고 진화차 등 지상 장비 305대, 인력 3970명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응봉산 쪽은 산세가 험해 지상 진화가 어렵고 불길도 강해 공중 전력을 쏟아붓더라도 진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당국은 강원 강릉·동해 쪽 산불이 전날 진화됨에 따라 이곳에 투입됐던 헬기를 추가로 지원받을 계획이다.


산불 영향구역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지상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헬기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헬기가 2시간 운항한 뒤 주유를 하고, 급수를 하러 가는 등으로 실제 동시에 진화작업을 할 수 있는 헬기는 투입 헬기의 3분 1 수준에 그친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당국은 이날 바람이 세지 않아 진화에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도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이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울진읍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 머무는 이재민들은 경북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미니버스를 타고 투표소로 향하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산불로 집과 함께 신분증도 모두 타 버린 경우도 있었다. 울진읍 온양1리 주민 홍상표(71)씨는 "어제 임시로 신분증을 만들어서 오늘 투표하러 간다"고 했다. 현재 이재민 대피소에는 180여 명이 머무르고 있다.


경북선관위는 투표를 희망하는 이재민이 투표소로 갈 수 있도록 버스를 지원했다. 삼척시 원덕읍 산불 지역 주민들도 엿새째 마을과 골짜기를 덮친 메케한 연무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당국은 진화 인력 중 투표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교대 근무 등을 통해 투표권을 적극 보장하기로 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정채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