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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오일쇼크 공포...전문가 “원자재 추가적 동반 상승 불가피”


입력 2022.03.08 10:16 수정 2022.03.08 10:18        백서원기자 (sw100@dailian.co.kr), 황인욱 기자

13년만에 최고치 130달러 돌파

전문가 "악화시 200달러 도달"

"반도체 우려, 금속·에너지 유리"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펌프잭 ⓒ골드스미스=AP/뉴시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공포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당분간 관련 소식에 따라 가격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유가가 200달러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3차 오일쇼크’가 올 것이라는 공포감도 증시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또 유가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주인 정유주가 급등한 반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등 업종 내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서방이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에 전방위 제재를 가할 것이란 두려움에 유가가 급등한 이후 폭등세는 다소 둔화됐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3.2%(3.72달러) 오른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밤 최고 130.50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폭등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독일이 에너지 제재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란 핵협상 결과와 베네수엘라 제재 해제 여부, 월간 실수요에 따라 국제유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국책연구기관과 증권사들은 그 외 투기적 매수 포지션과 매크로 환경에 따라 유가가 150달러까지 상단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시장 수급은 수요 우위 시장이 펼쳐질 전망”이라며 “현재 100달러 이상의 유가는 수요 우위의 탄탄한 펀더멘탈을 반영함과 동시에 러시아 원유·가스 수출 제재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선반영 중인데, 이런 상태가 강보합세로 지속되는 불안한 상황이 연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급등세가 러시아 원유의 퇴출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인 경계심을 더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하방경직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 급등세는 실제 펀더멘털보다 러시아산 퇴출 가능성, 즉 심리적 요인을 반영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유가 후퇴 시 당초 예상(올해 WTI 가격 55~95달러)보다 강한 하방경직성이 예상돼 유가 전망 하단을 7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는 등 불투명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유가와 원자재 가격에 대한 상방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파생 효과는 과거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1974년 1차 오일쇼크와 1978년 2차 오일쇼크 당시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시장 전반이 상승했다”며 “러시아발 이슈로 에너지의 높은 가격 레벨이 장기화 될 경우 여타 원자재의 추가적인 동반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위기 당시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130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들어설 경우 높은 원자재 가격이 경기 둔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치솟자 정유주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오히려 수요가 위축돼 정유주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유가 상승은 한국의 주요 수출주인 반도체와 자동차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음식료도 피해주로 분류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수요 감소, 원재료 수급 차질, 곡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며 “철강과 자동차, 해운의 경우에도 제재가 지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국면에서 국내 반도체나 자동차와 같은 경우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한다”면서 “반면 운송, 조선, 가전은 이러한 유가 환경에서도 영업이익률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오름세에 따라 기업의 비용 상승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를 상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업종들의 경우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주어진 상수임을 감안할하면 가격 전가가 용이한 업 스트림단의 경기민감주를 살펴봐야할 것”이라며 “철강·금속·화학 등 소재주와 에너지섹터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도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이익률 전망은 더 내려갈 수 있는데 이 중 유리한 업종은 비용을 가격으로 전가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업종”이라며 “여기에 대해 화장품, 의류, 완구, 필수소비재, 미디어, 교육, 호텔, 레저서비스 등 리오프닝주에 주목한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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