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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게 편'…글로벌 왕따 러시아 사사건건 편드는 중국


입력 2022.03.06 16:45 수정 2022.03.06 16:4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왕이 中 외교부장 "러 우크라 침공은 나토 동진 때문"

中-美 대결구도 심화 속 美 국력 분산효과 노려

사회주의 동맹, 장기집권 노리는 시진핑‧푸틴 동질감도 한 몫

중국 내 여론도 친러로 쏠려…러 제품 품절 사례도

'2022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일이었던 지난달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국제 사회가 똘똘 뭉쳐 비난하고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유독 중국은 사사건건 러시아를 감싸며 ‘사회주의 동맹’의 세를 과시하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 때문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나토의 연속적인 동진이 러시아 안보 환경에 조성한 영향을 중시한다”며 러시아의 입장에 대한 연대 의식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각국 주권과 영토 보전이 존중돼야 한다’,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면서도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러시아의 안보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전쟁을 멈출 수 없다는 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위성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엔총회의 결의안 표결, 러시아의 인권침해 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유엔 인권위원회의 표결에서 기권했다.


서방 국가들이 대러 경제제재에 나설 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제재 효과를 희석시키는 쪽을 택했다.


이같은 중국의 태도는 중미 대결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홀로 상대하기 버거운 미국의 국력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과의 분쟁 가능성이 높은 대만과 남중국해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유럽 지역에서도 러시아와 나토간 전선(戰線)을 유지하는 게 중국으로서는 유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우크라 사태에 따른 혼란을 틈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상당한 수위의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전통적으로 끈끈한 동맹 관계를 이어오진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진영간 상호의존, 그리고 사실상의 독재 체제를 유지하며 장기집권을 노리는 시진핑과 푸틴의 동질감이 중국의 대러 옹호와 지원의 배경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이 안정적 장기집권을 위한 지지율 끌어올리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있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으로 인해 중국 국민들의 여론도 친러 쪽으로 쏠려있다. 물론 러시아의 비인륜적 침공 행위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로 묻힌 상태다.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는 중국 SNS에 “우크라이나 미녀들이 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성 난민을 기꺼이 돌봐주겠다” 등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희롱하는 내용을 담은 게시글이 올라왔다.


틱톡 중국 버전인 더우인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신난다. 중국이 대만을 수복하는 장면 같다. 푸틴은 정말 멋지다”라며 즐거워하는 여성의 영상이 올라왔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러시아 제품 열풍이 일면서 잇단 매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 ‘러시아 국가관’에서 판매되는 러시아 유명 과자 브랜드 알룐카 초콜릿을 비롯해 웨하스, 젤리, 티백, 찻잎, 땅콩 캔디, 과일잼, 생수, 와인, 세제 등이 ‘품절’ 상태로 표시돼 있다.


이를 두고 세르게이 바이체프 러시아 상공회의소 주중 비즈니스 대사는 전날 ‘러시아 국가관’ 메인 페이지에 영상을 올려 “어려운 시기에 중국 친구들이 러시아와 ‘러시아 국가관’을 지원해 줘서 감사하다”며 “이 깊은 정을 기억하면서 중국 친구들에게 이성적인 소비를 호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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