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오미크론보다 30% 빠른 전파 속도…일부 국가서 이미 우세종"
"어린이 감염율↑…오미크론 변이의 아류, 오미크론 유행 곡선 높이거나 오래 지속"
"오미크론 변이 처음 발생했을 때 보다 걱정할 상황 아냐…위중증화율 ·사망률 심각하지 않아"
"거리두기나 방역체계 완화시 통제불능 상황 올 수도 있어…긴장 풀어서는 안 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BA.1)의 하위 변이인 'BA.2'(스텔스 변이)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아류 격인 스텔스 변이의 빠른 전파력이 오미크론 확산세를 더욱 키우거나 더 오래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첫주 국내 확진자 중 스텔스 오미크론 확진자 검출률은 1%에 그쳤지만, '2월 1주 1%→2월 2주 3.8%→2월 3주 4.9%→2월 4주 10.3%' 추이를 보이며 증가했다. 한달 사이 10배가 뛰었고, 전주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오미크론과 다른 증상을 보인다. 또한 빠른 전파력 덕분에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우세종이 됐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스텔스 오미크론이라고 불리는 'BA.2'는 오미크론과 달리 어지러움과 피곤 증상이 있다"며 "특히 전파 속도가 30% 정도 더 빠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도 "빠른 전파력이 가장 큰 특징이다. 덴마크의 연구 결과를 보면 기존 오미크론보다 30% 이상 전파력이 강해서 덴마크, 인도, 중국에서는 이미 우세종이 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의 검출률이 2월 초에 1%대였지만 한 달 만에 10.3%로 올라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우려되는 점은 노령층보다 어린아이의 감염이 많이 발견됐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있다는 것"이라며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오미크론에 비해 중증도가 심하다는 결과도 있어서 걱정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오미크론의 중증도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발생했을 때 보다는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파력이 높다 보니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 있고, 오미크론 유행 곡선의 높이를 높이거나 오래 지속하게 할 수 있다"며 "스텔스 오미크론은 새로운 변이가 아닌 오미크론 변이의 일종의 아류라고 볼 수 있는 만큼 델타 유행에서 오미크론 유행으로 넘어갈 때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앞으로 나오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높아야 하지만 그보다 더 전파력 있는 변이가 나올 가능성이 작아진 것이다.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백 교수 또한 "앞으로 1~2주를 더 지켜봐야 정점을 확인할 수 있고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을 지도 알 수 있다"며 "지금까지 상황으로만 본다면 위중증화율, 사망률이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거리두기나 방역체계를 완화한다면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백신의 효과는 작지만 치료제에 대한 영향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천 교수는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중증화 예방에는 효과를 보이지만 감염 예방은 할 수 없다"며 "대신 치료제가 개발됐기 때문에 감염시 치료를 하면 중증이나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앞으로 흡입제 백신이라든지 여러 백신과 치료제가 계속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이제 새로운 변이가 나오더라도 기존의 의료로 엔데믹(endemic, 전염병의 풍토병화)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