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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회색코뿔소’에 사상최대 배당금 확보 ‘제동’


입력 2022.03.03 06:00 수정 2022.03.02 11:36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코로나 지원 4차 연장, 충당금 압박↑

배당성향 25% 안팎, 올해 30% 목표

충당금 확대·새 정부 출범, 배당 ‘발목’

4대 금융 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코로나19 후폭풍에 금융지주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미크론발(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20만명대로 폭증하는 가운데, 소상공인 대출만기 및 원리금 상환 유예조치가 또 다시 연장됐다. 정확한 잠재적 부실 규모를 파악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 악화에 따른 대출 부실이 확대되면,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각 지주사의 배당금도 다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3월 종료 예정이던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했다. 이번이 4번째 연장이다. 올해 1월 말까지 여러 형태로 납기가 연장된 대출과 이자의 총액은 140조원에 달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종료 자영업자 금융지원을 선택한 것이다.


3차 연장 당시에 금융권 수장들은 건전성 악화 우려로 당국에 이자유예라도 종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이자유예까지 재연장하면서 당장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부실대비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3조2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8%(8560억원) 줄어들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1조1851억원으로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1년 전보다 13.6% 늘었다. 이 외 ▲신한금융 9964억원(28.3% 감소) ▲우리금융 5370억원(31.5% 감소) ▲하나금융 5213억원(38.4% 감소)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말 수준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금융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만큼, 이제는 어느정도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금융권의 충당금 축소에 금융당국이 경고를 보낸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말부터 은행권에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라고 권고하는 가운데, 지난달 초 은행 리스크 담당 임원과의 회의를 열고 충당금을 더 쌓아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충당금이 증가하면 순이익이 그만큼 감소해 배당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모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면서, 총 3조7505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역대급이다. 각 사의 배당성향은 25~26% 수준이며,4대 금융 배당수익률(2021년 종가기준)은 평균 6.3% 수준이다.

4대금융, 배당금 정책 현황 표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주당 배당금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연간 4조원 시대를 개막한 KB금융은 1주당 배당금을 2940원으로 결정하고, 올해 배당성향을 30%수준까지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신한금융도 주당 배당금을 1960원으로 끌어올렸으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주당 배당금을 각각 3100원, 9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 정책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양사 역시 중장기적 배당성향 목표치를 30%로 설정했다.


올해도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금융지주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연말 배당정책에 결정적 변수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다만 현행제도상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충당금을 바로 적립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외부 회계기관의 감사를 받고 있고, 해외 투자자들의 비중도 높아 충당금 추가 적립이 쉽지 않다”면서도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고 해서 곧바로 중장기 배당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으로 충당금 적립 압박이 강화되면, 금융사의 충당금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로인해 배당금이 줄어들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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