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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품격㉒] 연민과 비난 사이에 서 있는 리플리의 ‘거짓 인생’


입력 2022.03.01 11:24 수정 2022.03.02 23:00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류지윤 기자

영화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 / 1999)

<편집자 주> 영화에 대한 사소한 잡담입니다. 배우, 연출, 배경에 대해 소소하게 혹은 장황하게 이야기를 펼쳐놓습니다. 오래된 영화일 때도 있고, 지금 막 극장에 걸린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두 개의 영화를, 아니면 한 명의 배우를 이야기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코너에는 기자들의 사적인 감정이 많이 포함됐습니다.


평범한, 어찌보면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고 있던 톰 리플리(맷 데이먼 분)는 어느 파티에서 다친 피아니스트를 대신해 피아노를 쳤다가 운명이 바뀌는 순간을 만난다. 그가 빌려 입은 프린스턴대 재킷을 본 선박 부호 그린리프(제임스 레본 분)는 자신의 아들과 같은 대학을 나온 줄 알고, 이태리에 있는 망나니 아들 딕키(주드 로 분)를 찾아와 달라고 부탁한다. 이태리로 가 프린스턴 대학 동기라 거짓말을 하며 딕키에게 접근한 리플리는 그의 연인 마지(기네스 팰트로 분)와도 친해진다. 딕키와 마지, 그리고 딕키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리플리는 자신이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과 자신의 실제 모습을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던 중 딕키가 자신을 차갑게 대하고, 그린리프와의 약속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지키지 못할 것을 느낀 리플리는 큰 범죄를 저지른다. 그리고 그 범죄를 덮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며, 점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줄거리)


유명준 : 작품을 본 소감들은?


류지윤 : 촌스럽다거나 그런 느낌이 아니고 클래식 하다는 느낌. ^^ 저는 이 작품을 보고 재즈에 빠져버렸어요. 이야기는 어둡고 무거운 주제인데 배경들이나 나오는 음악들이 너무 낭만적이라 보는 재미 추가.


홍종선 : 아버지 돈에 기대 사는 철부지 재벌2세를 비난해도, 가난으로 쌓여온 분노를 표출해도 20세기에는 그 방식이 참 영화적이었다는 생각. 영화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니 요즘 빠르게 기획돼 빠르게 찍는 영화들 대비 너무 클래식하죠.


유명준 : 그 시대는 드라마에서도 그런 소재들을 많이 사용했으니까요. 게다가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보이니 더 클래식하게 느껴질 수도요. 마치 제가 ‘로마의 휴일’ 보는 느낌.^^


홍종선 : 그렇지, 그 시대에는 그런 주제가 많았어요. 정우성 이정재 주연의 우리 영화 ‘태양은 없다’도 그랬고. 어떠셨나요? 스물여덟 아홉의 멧데이먼, 스물여섯의 주드 로.


류지윤 : ^^ 저는 주드 로가 그렇게 잘생긴지 몰랐고요?


홍종선 : 아, 몰랐다니. 허걱. 늙었을 때 모습만 봤구나. 조각 미남의 대명사인데.


류지윤 : 네네 미남이라고는 하는데, 작품에서 미남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


홍종선 : 저는 그건 알았는데. ^^ 맷 데이먼이 이리 잘생기고, 기네스 펠트로가 이리 연기 잘하고, 케이트 블란쳇이 이리 예뻤나, ‘깜놀’


유명준 : 전 배우들 보면서, 맷 데이먼은 현재가 더 용이 된 것 같고, 주드 로는 역시 잘 생겼고, 기네스 팰트로는 예뻤고, 케이트 블란쳇은 다시 보니 의외의 미모를 지녔고, 필립 세이모어는 여전하다는 생각이.


홍종선 : 필립 세이모어. 진짜 여전. 머리색만 다른. ^^


유명준 : 진짜 정주행 했죠. 변하지 않고 그대로. ^^


홍종선 : 케이트 블란쳇, 정말 미모지? 진짜 ‘깜놀’. 그동안 너무 연기력만 봤네. ^^


유명준 : 그러고 보니 이전 ‘돈 룩 업’(Don't Look Up)에서 케이트 블란쳇과 비교가 되긴 했어요. 조금 더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맷 데이먼은. 뭐랄까, 잘 생기긴 했는데, 최근에 액션 배우 이미지가 너무 강해져서, 리플리는 요즘 젊은 층에게는 굉장히 의외의 모습으로 느껴질 것 같아요. 여리고 그러면서 뭔가 굉장히 불안해 하면서도, 인생 헤쳐 나가는 모습이.


류지윤 : 맞아요. 제가 최근에 본 맷 데이먼 작품이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였는데.


홍종선 : 케이트 블란쳇은 칼싸움 가능한 여왕(‘골든 에이지’), 남자 연기도 가능한 배우(‘아임 낫 데어’), 예쁘다기보다 너무 완벽한 연기에 아름다운(‘캐롤’). 이런 느낌이었는데, ‘리플리’에서는 그냥 절세미인.


류지윤 : 지금이랑은 너무 다른. 전체적으로 몰입감 있게 잘 봤어요.


유명준 : 그렇죠. 그런데 전 기네스 팰트로 때문에 케이트 블란쳇이 조금 밀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 아 찾아보니, 맷 데이먼 역할이 원래 디카프리오에게 가려고 했더라고요.


홍종선 : 나는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보다 ‘리플리’, ‘굿 윌 헌팅’, ‘레인 메이커’에서의 모습이 좋아요. 너무 옛날 모습만 탐하나. ^^ 디카프리오보다 데이먼에 한 표. 왜나면, ‘캐치 미 이프 유 캔’처럼 디카프리오는 마치 원맨쇼처럼 거짓말에 거짓말을 잇는 느낌에 잘 어울리고. 이 ‘리플리’는 거짓말이라기보다 어쩌다 내외적 상황에 의해 처하게 된 상대에 대한 복제잖아요. 이런 느낌엔 맷 데이먼.


유명준 : 저도 저 정보 보고 나서 매칭시켜보니 저 당시 디카프리오에게 저런 불안감을 과연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 초반 톰 리플리는 정말 왜소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이고, 점차 변해 가는데, 디카프리오는 초반부터 밀리지 않는 느낌이 들 것 같더라고요. 가진 것 없는데도 당당했던 ‘타이타닉’의 모습이 나올 것 같은.


류지윤 : 하지만 저는 디카프리오의 ‘리플리’도 궁금해지네요. 연기로 어지간하면 실망시키지 않잖아요. 물론 얼굴도. ^^


홍종선 : 새로운 느낌의 ‘리플리’였을 것 ^^. 맷 데이먼이 주드 로로 착각되는 설정이 가능했던 꽃미남 시절이라는 게 놀라움.


유명준 : 비교할 만한 것이 있긴 하죠. 과거 이 영화가 '태양은 가득히'란 제목으로 만들어졌는데, 리플리 역이 알랑드롱. ^^


홍종선 : 주드 로 역을 했어야 할 것 같은 알랭 들롱의 미모지만. 그는 불안한 연기도 되는 조각미남이었지.


유명준 : 전 맷 데이먼보다 주드 로와 기네스의 연기가 정말 좋았어요. 주드 로의 자유분방함도 좋았고, 기네스가 어느 순간부터 리플리를 의심하고 쳐다보는 그 눈빛은 정말 빠져드는. 두 분은 주드 로와 기네스 연기를 어떻게 보셨는지?


홍종선 : 사실 마지가 딕키 아빠에게 리플리가 딕키 죽였다고 할 때, 배 타면서 거의 울부짖을 때. 그 연기 너무 좋더라고요. ‘아, 기네스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 참’. 이런 느낌. 근데 맥락상 생떼 쓰는 여자가 되는^^;; 기네스의 진지한 연기, 줄곧 이어지는 진지함이 좋더라고요.


류지윤 : 저는 기네스 팰트로는 새롭다거나 ‘우와’하는 면은 솔직히 없었어요. 캐릭터적으로 동정심은 가지만.


유명준: 전 전반부에서는 기네스 연기가 그냥 그랬는데, 오페라하우스에서 리플리 쳐다보는 순간부터 갑자기 연기가 바뀐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홍종선 : 너무 저런 역에 기네스를 많이 우려먹었어요, 할리우드가. 그래서 지윤이 더 그렇게 새롭지 않다고 느낄 듯.


류지윤 : 리플리가 주인공이다보니깐, 아무래도 나쁜 짓인 줄 알면서도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돼서. ^^


유명준 : 아 리플리에 몰입을. ^^


홍종선 : ^^ 우리 지윤 제대로 몰입하고 봤네.


류지윤 : ^^;; 조마조마했다구요 베네치아 경찰서에서.


유명준 : 이래서 진정한 사기꾼은 사랑을 바탕으로 사기 치는 거야. 난 리플리가 마지막에 벌 받지 않은 것이 옛날에도 그랬지만 아쉬웠는데.


류지윤 : 그래도 앞으로 자기 자신 없이 자기가 만든 지하실에 사는 게 고통스럽겠지요.


홍종선 : 어머나 지윤이 진짜 리플리를 사랑했네. 지윤네 집으로 왔으면 숨겨 줬다 진짜 ^^. 죽이고 싶은 변덕, 제 멋대로인 재벌2세 딕키를 주드 로가 연기하니 밉상으로만 보이지는 않고. 그가 과연 죽어 마땅한가, 리플리의 열등감도 한 몫 한 거 아닌가 하게. 주드 로가 우리에게 딕키를 설득시켰다고 봐요. 주드 로가 연기를 너무 잘한 거지. 뻔하지 만은 않은 악역으로.


류지윤 : 맞아요. 밉상으로 보이지 않아요. 주드 로 맨날 머리 빠져있는 모습만 보다가 그런 탕아의 모습을. ^^ 저 사기 쉽게 당할 유형.


유명준 : 그런데 대학 때 폭행한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딕키가 딱히 뭐가 문제인지 인식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 오히려 리플리의 열등감이 전 더 악하게 보였어요. 그런데 영화는 오히려 리플리의 열등감은 감싸주는 느낌이었죠.


홍종선 : 부자로 아쉬운 것 없이 자라서 제 멋대로 인 정도지. 그래도 남에게 베풀 땐 베풀고. 물론 자기 재미로 베풀고 싫증나면 바로 버리는 장난감 취급을 하지만. 사실 이게 심각한 인간에 대한 결례이고 인성의 문제인 건데 요즘 사회가 가진 자의 이런 정도를 용인 아닌 용인하게 된 거 아닐까 싶어요.


류지윤 : 오호 저도 거기까지는 인식을 못하고 부자의 전형적인 변덕으로만 봤네요.


유명준 : 기네스가 이야기하죠. “앞에서는 자상하지만, 돌아서면 차가운”. 그런데 그 부분도 딕키가 리플리와 보트에 둘이 있을 때 자신이 마지를 사랑하고 결혼할 것이란 말을 할 때, 다소 희석되는 느낌을 가졌어요. 그리고 스스로 프린스턴 대학 출신들이 바보라고 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도, 뭔가 난봉꾼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전 리플리보다 딕키에 오히려 이입을. 후반부에 아버지가 탐정 시켜 번호판 버리게 하고, 리플리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입 다물어 달라고 이야기했을 때, 딕키가 어떻게 커왔는지도 보였고요. 그냥 분출.


홍종선 : 그렇지. 분출하고 아버지는 뒤치다꺼리하고. 그런데 마지에 대해선 진심으로 보였고, 그래서 마지도 갖은 변덕에도 곁에 있고 죽었을 때 그리 슬퍼하고 그랬을 듯. 딕키가 더 나가지 않게 하는 한계선을 마지가 역할해 주고 있었다고나 할까.


유명준 : 그렇죠. “반지를 절대 빼지 않는다고 했어”라는 말이 저렇게 진실성 있게 들릴 수도 있는가 싶더라고요. 요즘 결혼반지도 안 끼는 세상에. ^^


홍종선 : 마지에 대한 진심이 있기에 우리도 딕키를 악인으로만 판단하지는 않은 거죠. 그래서 주드 로를 캐스팅했을 거고. 관객이 딕키에게도 일정 부분 공감해 주기를 바라며.


류지윤 : 네 악인보다는 피해자로 보였어요. ^^


홍종선 : 딕키에게 공감해야 리플리의 비뚤어진 열등감 표출과 살인이 합리화되지 않고요.


류지윤 : 찾아보니까 피터와 메르디스 로그가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라고 하던데. 동성애적 코드도 없었고.


홍종선 : 동성애 코드 설정은 설득력 있다고 봐요. 남자 대 남자의 대립 상황에서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상대가 필요 이상의 선의를 베푸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기제. 메르디스 로그는 정말 낭만적 느낌 아닌가요. ^^


유명준 : 그런데 딕키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을까요? 혹은 나중에 쳐낸 이유가 그 동성애 적 느낌 때문에.


류지윤 : 꺼림칙하게 느낀 것 중에 그 눈치도 있다고 봐요. 욕실 장면이랑 기차신 보면 뭔가 눈빛이 미묘하게. ^^


홍종선 : 그치 중간에 꺼림칙했고, 그래서 내친. 가난뱅이라 내친 게 아니고.


유명준 : 이번에 다시 보면서 욕실 장면에서 난 왜 영화 '아가씨'가 생각났는지.


홍종선 : 그런데 톰 리플리가 동성애여야 계속해서 변덕쟁이 딕키를 따라다닌 이유가 더 잘 설명돼. 안 그러면 출세욕에 줄 서고 죽여서 그 자리 뺏으려는 야욕으로만 보일 수 있는데 그러면 너무 평면적인. 명장 안소니 밍겔라가 각본 쓰면서 잘 넣었다고 생각해요.


유명준 : 그리고 동성애 성향이기 때문에 오히려 마지와 메르디스에게 거짓말을 잘 하고 이용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성애자였다면 둘을 향한 감정이 더 복잡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홍종선 : 동감. 위에 말한 동성애 코드 설정은 설득력 있다고 봐요. 남자 대 남자의 대립 상황에서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상대가 필요 이상의 선의를 베푸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이 부분이요. 이 이야기가 딕키뿐 아니라 피터에게도 해당돼요. 이성애자면 특히 마지와 복잡하게 얽히고, 피터와의 관계가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류지윤 : 네 또 보니까 자기 사랑해준 피터를 죽이고 메르디스 선택한 게 결국 자기 양심보다는 거짓을 선택한 걸 비유하는 거라고.


홍종선 : 네, 저도 피터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다고 봐요. 그 배에서 메르디스만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정말로 피터와 잘해 볼 생각이었다고 추측.


유명준 : 그렇죠. 딕키를 죽이고 선책한 사람이니. 자기 어두운 면을 지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누군가를 죽이고 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인생이 되어버렸죠.


홍종선 : 그런데 배에서 메르디스를 만나면서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한 게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니...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데. 쉬운 방법이었던 게 동행이 있는(혼자 탔냐고 묻죠) 메르디스가 아니라 혼자 있는 피터였던 거죠. ㅠㅠ 딕키를 죽인 것보다 피터를 죽이면서 리플리는 유 부장이 말한 그런 인생을 살게 되고 지윤이 말한 그 마음의 지하실에 더 갇혀 버렸을 것 같아요.


유명준 : 그러면서도 피터에게는 뭔가 계속 인정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홍종선 : 응! 사랑하니까 인정받고 싶은 거지.


유명준 :생각해보니 실바나도 혹 리플리가 죽인 것이 아닌지. 딕키의 고민을 덜어주고, 실바나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계속 시선을 던지니..


류지윤 : 헐 ^^ 그러면 리플리에 몰입하고 싶지 않은데요. 그런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킹리적 갓심’


유명준 : 그렇지. 이 영화가 묘한 게 첫 장면에서 리플리가 자기를 지우고 싶다고 반성하는 멘트로 시작해서, 리플리에게 몰입하게 만들긴 하지만, 결국 가장 나쁜 놈은 리플리고, 치밀한 것도 리플리고, 저런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것도 리플리고.


홍종선 : 그걸(실바나에게 한 짓) 은근 알고 딕키가 톰을 곁에 두었을까요.


유명준 : 음. 그렇다면 혹 보트에서 오히려 딕키가 리플리를 죽이려고 데리고 간 게 아닐까라는 의심을. ^^


홍종선 : 어떤 이유에서든 리플리는 최소 3인, 혹은 그 이상 죽인 살인자죠. 아, 그래서 딕키가 배에서 벌떡 일어난? 자신의 신체 능력이 한수 위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러나 (리플리의) 분노를 이기진 못한다.


유명준 : 그렇죠. 딕키가 리플리에게 그러잖아요. 거기서 아름다운 이별을 하자고.


홍종선 : 아! 아름다운 이별. 세상에나. 거긴 딕키가 잘 아는 장소이기도 하고. 밍겔라에겐 다 계획이 있었구나.


류지윤 : ^^ 갑자기 장르 공포 스릴러.


유명준 : 그렇죠. 굳이 그 멀리까지 가서 그런 험악한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죠.


홍종선 : 맞네.. 대학 때는 야구방망이로 치고. 그 여파가 너무 커서 유럽에 쫓겨 와 살다보니 이번엔 흔적 없을 계획을 세운.


유명준 : ^^ 범죄 장르가 맞긴 하네요.


홍종선 : 어머 정말 포털 장르 구분이 범죄. 범죄스릴러도 범죄액션도 아닌 범죄.


유명준 : 그러게요 ^^ . 그런데 사실 영화 보면서는 범죄란 생각을 해보질 않았어요. 그냥 드라마.


류지윤 : 전 심리 스릴러로 봤어요. ^^


홍종선 : 나도 그냥 드라마로 생각. 그런데, 얘기하다 보니 범죄 심리 스릴러 공포영화.


유명준 : ^^ 리메이크해서 다시 나왔으면 하는 영화죠. 진짜 범죄 심리 스릴러로.


홍종선 : 리메이크 되면 좋겠어. 이 시대 배우로.


유명준 : 주드로 역에 티모시. 리플리 역에는 톰 홀랜드? ^^


홍종선 : 스물다섯 정우성, 스물여섯 이정재의 태양은 없다. 스물여섯 주드 로, 스물여덟의 맷 데이먼. 이런 대척점이 요즘엔 누구에 의해 표현될지 궁금. 티모시 살라메 대 톰 홀렌드. 외모도 가능하다. 착각하고 대체하기에


유명준 : 한국은 박정민이 리플리. 딕키는 변요한, 딱 드라마 ‘미스틔 션샤인’ 때 모습.


류지윤 : 저 지금 박정민 생각했는데 너무 찰떡. 딕키는 유아인 ^^


홍종선 : ^^ 우리 정민 씨 미모 관리 좀 하면 가능할 듯.


류지윤 : 둘이 얼굴 맞대는 영화 보고 싶어요. ‘지옥’ 때 너무 안 마주쳐서 아쉽. ^^


홍종선 : 나는 ‘리플리 유아인 VS 딕키 변요한’을 추천하고파요.


유명준 : ‘버닝’ 때 생각하면 유아인은 리플리도 잘 어울릴지도.


류지윤 : 우리의 조태오가 있잖아요. 그 ‘시카고 타자기’랑. ^^


홍종선 : 변요한 ‘미스터 션샤인’ 김희성에서 조금 철학과 낭만 빼고 좀 더 나가 주시면 제 멋대로 재벌 2세에 딱. 여자 배우는 우선 김태리는 무조건 나와야 한다. 쿨한 메르디스 역으로, 품격 찰찰 넘치게, 우리 애기씨(미스터 션샤인). 연약한 듯하면서도 작가로서의 분위기도 있고 살인자 찾겠다는 깡도 있으려면 마지 역에 누가 잘 어울리려나.


유명준 : 신민아?


홍종선 : 신민아 좋다. 전종서 가면 너무 버닝 느낌 나나요.


유명준 : 전종서는 너무 강한데요. ^^


홍종선 : 그렇지. 톰 리플리를 범인으로 잡아버릴 것 같지.


류지윤 : 김우빈과 이종석으로 가도 너무 재밌을 것 같은데. ^^


유명준 : 김우빈이 딕키, 이종석이 리플리. 한번쯤은 한국 영화계가 고민해 봐도 될 것 같은데요.


< 영화 ‘리플리’는...>


홍종선 : 때로 시간이 지나 다시 봤을 때 그 배우의 가치가 새삼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연기는 그대로인데 보는 나의 편견이 줄어서다. 처음 볼 때부터 제대로 보는 눈, 기자에게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 영화 '리플리'는 당연한 사실을 각인 시킨다. 다시 봐도 처음 보는 영화처럼 느끼게 하는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덕이다.


류지윤 :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죽였지만 결국 가장 고통 받는 건 자신에 대한 확신도 없고, 거짓을 밝힐 용기도 없는 컴컴한 지하실 속의 리플리가 아닐까. 그것이 많은 사람들을 기만한 리플리에 대한 형벌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잔혹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 영화!


유명준 : 사람들은 누구나 ‘리플리’다. 혹은 ‘리플리’가 되고 싶어 한다. 당신은 그렇지 않은가?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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