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2경인고속도로 배수구서 '대장동 문건 보따리' 입수 주장
2014년~2018년 대장동 개발 보고서 및 정민용 변호사 명함 발견
정민용, 남욱 소개로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장 입사 뒤 전략사업실장으로 승진
검찰 "대장동과 1공단 분리 개발 보고서에 이재명 서명 받아온 사람은?"…전략사업팀 직원 "정민용"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장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양~성남 간 제2경인고속도로 옆 배수구에 버려져 있는 ‘대장동 문건 보따리’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이 보따리엔 2014~2018년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보고서 및 정민용 변호사의 명함 등이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 본부장은 “해당 보따리가 정민용 변호사 소유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놓고 증거인멸한 정민용은 지금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면 재수사에 돌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오늘 원 본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3개의 문건은 수사팀이 이미 작년에 압수했고, 이 가운데 공소사실 관련 2건은 재판 증거로 제출했다”며 해명했다.
원 본부장이 지목하고 있는 정민용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의혹 핵심 5인방 중 한 명이다. 실제로 정 변호사는 현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과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을 받고 있다.
정민용 변호사는 새누리당·한나라당 등 국민의힘의 전신 정당에서 소속 국회의원들의 비서진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4년 10월 서강대 선배인 남욱 변호사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으로 입사한 후 전략사업실장으로 승진했다. 전략사업팀장 근무 당시 심사 관련 업무 등의 업무를 맡았다. 특히 그는 2015년 3월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정민용 변호사는 2020년 11월 유원오가닉 설립한다. 유원오가닉은 정 변호사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별칭을 따 설립된 회사다.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퇴사 직전인 지난해 1월 유원홀딩스로 이름을 바꿔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동업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은 유원홀딩스 법인등기엔 없지만 지난해 10월 검찰에 체포된 후 “정민용 변호사와 천연비료 사업을 동업했다”고 밝혀 사실상 본인의 법인임을 인정했다. 다만 이들은 유원홀딩스를 고의적으로 폐업해 투자금을 손실처리하는 돈세탁·뇌물 창구로 계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검찰은 유원홀딩스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정민용 변호사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위반 혐의로 정민용 변호사를 불구속기소 했다. 정 변호사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천화동인 1~7호에 최소 1827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사업을 짜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그만큼의 손해를 가한 혐의이다. 정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설립한 유원홀딩스에 사업 투자금을 받는 것처럼 외형을 꾸몄다는 점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 전 직원 이모 씨는 "2016년 대장동과 제1공단을 분리 개발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에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서명을 받아온 사람이 누구냐"는 검찰 측 질문에 “정민용 변호사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대장동 사건 3차와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현직 팀장인 한모씨는 “전략사업팀이 성남시에 제1공단을 분리하겠다고 현안 보고를 했고, 실제로 분리하라는 방침을 받아서 개발사업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재명 시장의 방침을 받았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한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