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위기에 연일 폭락…4500만 붕괴 코 앞
외부충격에 취약…안전자산과는 거리 있어
비트코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헷지(회피) 수단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충격에 지속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금과 같은 전통의 안전자산과는 상반된 그래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회의감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2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1비트코인은 4508만4000원으로 전날 대비 0.8% 하락했다. 빗썸에서는 4.5% 내린 450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는 주식과 달리 거래소 단위로 거래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가상화폐라도 거래소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발 위기감 때문이다.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이 이뤄질 경우 국제 정세가 휘청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다음달 예고된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도 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론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의 흐름과 같이하는 비트코인의 시세만 보더라도 안전자산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디지털 금으로서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존의 주장에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선뜻 투자에 나서기 힘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기존에도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과 자산으로서 가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블랙 스완’ 저자로 유명한 나심 니콜라 탈레브는 지난해 ‘비트코인, 화폐들, 취약성(Bitcoin, Currencies, and Fragility)’ 논문을 통해 “금융 역사상 비트코인보다 더 취약한 자산은 거의 없었다. 가치는 제로(0)”라며 “비트코인이 ‘정부가 필요 없는 통화’라는 개념을 만족시키는 데에도, 인플레이션의 헷지 수단으로서도, 안전한 투자처로서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샤크티칸다 다스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도 지난 11일 “내재가치가 없는 비트코인은 튤립만도 못하다”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단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타며 300만원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더리움은 같은시간 업비트와 빗썸에서 각각 307만5000원, 30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 대비 2.4%, 6.8% 하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