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더니...무지함에 국민우려”
李, 전경련 자료 인용했다지만...전경련은 선긋기
국민의힘이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에 대해 “경제 기본도 모르는 후보가 경제대통령?”이라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첫 TV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우리나라 국채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경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될 자격이 충분하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원화가 SDR에 편입되어도, 국제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야만 명실상부한 기축통화가 될 수 있으므로 경제 펀더멘털 유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준석 “국가부채 해결위해 기축통화국...가슴 웅장”
원희룡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 아니면 김어준씨?”
국민의힘은 이 후보 기축통화국 발언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TV토론이 끝난 후 이날 새벽 선거대책본부는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에 근접했다는 국내외 언론 보도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최배근 교수 인터뷰 발언 이외에는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대한 전경련의 보도자료 역시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 선대위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능한 경제대통령 후보라고 자칭하시는 분이 이와 같은 보고서나 인터뷰의 타당성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인용하고 오용하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이 깊은 우려를 표하고 계신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TV토론회 도중 가장 먼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올린 글에서는 “기축통화국 추진에 대해 민주당은 전경련의 자료를 인용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고 하는데 얼마 전 한국노총이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던데, (이 후보는) 한국노총의 지지를 받고 전경련의 생각으로 경제의 큰 틀을 짜는 멋진 후보였다”고 말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님.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고요?”라며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라고 썼다.
김재원 “기축통화가 경기도 지역화폐인줄 아는가”
윤희숙 “대선후보가 경제에 어디까지 무식할 수 있는가”
허정환 “무지함 바탕으로 일관되게 퍼주기 공약 남발”
이 후보의 무지함에 대한 지적도 계속됐다. 김은혜 공보단장은 이날 “경제대통령이 되겠다 큰 소리치시던 후보가 기축통화와 같은 경제의 기본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계시더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기축통화가 경기도 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인줄 아는가”라며 “미국·영국(통화) 등 IMF SDR을 구성하는 5개국 통화가 있는데, 전경련은 우리나라도 이 안에 들어갈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며 “이는 기축통화와는 정말 다르다. 달러와 경기도 지역화폐 수준으로 (내용이)다르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로 손꼽히는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대선 후보가 경제에 어디까지 무식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금쪽같은 순간”이라면서 “(이 후보가) 우리 국가채무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돈을 더 펑펑 쓰자고 주장할 때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지라 처지가 다르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그는 마이동풍 들은 척을 안 했다. 이제 보니 기축통화가 뭔지 몰랐던 것”이라며 “똑똑한 고등학생도 아는 경제 상식도 모르고 대선 후보라는 이가 이제껏 국가재정을 망치자 주장해온 것”이라고 했다.
허정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기축통화는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 즉 △결제수단 △준비통화 △상시 거래 가능을 갖춘 통화로 사실상 미국의 달러뿐이다. 엔화, 유로화 등도 결제수단과 준비통화 등 보조적 기축통화 역할을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을 거론하며 “기축통화는 오랜 국제 경제 질서와 국가 경제력 규모로 인해 인정받는 것이지 희망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GDP가 미국의 3분의 2 수준인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를 희망하지만 ‘기축통화’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허 수석부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는 이런 무지함의 바탕 때문이었는지 그동안 일관되게 국가 재정을 이용한 퍼주기 공약을 남발하고 우리 국가재정은 튼튼하고 국가부채비율도 아직 여유가 있다고 했다”며 “천사의 옷을 입고 희망만 제시한 악마 차베스에 의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오늘날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축통화란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뜻한다. 현재 기축통화로 취급되는 통화는 미국의 달러화다.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가 예전보다 낮아져 EU의 유로화, 중국의 위안화 등이 기축통화 후보로 거론되는 경우도 있으나 달러화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