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 하루 앞두고 매스스타트에서 메달 사냥
평창 금 이승훈 보다 정재원 더 큰 기대 모아
'왕따 주행' 벗어난 김보름, 레이스에만 집중
쇼트트랙과 컬링 일정이 끝났지만 한국 선수단의 메달 사냥이 끝난 것은 아니다.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펼쳐지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경기에서는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 선 이승훈(33)과 정재원(20), 여자 경기에서는 김보름(29)과 박지우(24)가 출발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타원형의 400m 오벌에서 레인 구분 없이 몸싸움을 벌이며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순위를 가린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매력이 조화를 이룬 경기 방식이라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선 주로보다 코너에서 한국 선수들이 강점을 보이는 것도 이런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과 김보름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이승훈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막내에서 에이스로 부상한 정재원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크다. 평창 올림픽 때는 선두로 치고 나가며 이승훈의 금메달 레이스를 지원한 정재원은 이번 무대서는 주인공을 꿈꾼다.
정재원은 지난 13일 팀추월(6위)에서 4강행이 불발된 후 “매스스타트에 집중한다. 매스스타트에서 꼭 이루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4년 전에 비해 스피드와 체력을 보완한 정재원은 세계랭킹에서도 이승훈(5위) 보다 한 계단 위에 있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치른 국내 대회에서는 이승훈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많이 성장한 만큼 메달을 기대해도 좋다.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던 김보름은 무거운 짐을 덜고 매스스타트 출발선에 선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팀추월 중 노선영을 왕따 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여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를 통해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던 경기로 판단된다"면서 '왕따 주행'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체부는 뒤 선수가 떨어져 주행하는 장면 역시 팀 추월 경기에서 자주 발생하는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억울함을 호소했던 김보름은 경기를 이틀 앞두고 '왕따 주행' 굴레에서 벗어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 16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판결에서 문체부의 감사 결과가 타당했다고 재확인했다.
김보름은 17일 SNS를 통해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아픈 평창올림픽을 이제야 보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억울함을 풀고 다시 매스스타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김보름은 이번 대회에서 매스스타트에만 출전한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메달 후보로 꼽히지는 않지만 레이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김보름도 흡족하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박지우와 다시 뛰게 된 김보름은 인터뷰 요청도 정중하게 거절한 채 훈련에만 매진했다. 최선의 레이스로 최고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매스스타트 남자부는 오후 4시 준결승, 오후 5시 30분 결승이 진행된다. 여자부는 오후 4시 45분 준결승, 오후 6시 결승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