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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확 바꾼 IP 앞세워 글로벌로…리니지 의존도 낮춘다(종합)


입력 2022.02.15 18:11 수정 2022.02.15 18:11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신작 2종에도 지난해 영업익 ‘반토막’…IP 다각화 숙제

‘TL’ 필두로 신작 5종 출격…‘글로벌 게임사’ 숙원 푼다

엔씨소프트 MMORPG ‘리니지W’ⓒ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올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회사는 지난해 신작 부진과 확률형 아이템 사태로 이용자 이탈까지 겹치면서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위기를 겪었다.


회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 집중된 매출을 해외로 다변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국내 시장 한계…글로벌 게임사 도약 최우선 목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5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현재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방법을 추구해야 할지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깊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시장만으로는 회사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잠재력을 확인하고 글로벌 게임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현재 최우선 전략 목표로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고민은 부진한 실적에서 기인한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2조3088억원, 영업이익 3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 55%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내놓은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소울2(블소2)’ 흥행에 실패했고 4분기 ‘리니지W’까지 연이어 선보이면서 마케팅비와 인건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매출 의존도는 여전히 리니지 IP와 한국 시장에 지나치게 집중됐다. 연간 매출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국 1조5752억원, 아시아 4470억원, 북미·유럽 1143억원으로 한국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지난해 실적요약.ⓒ엔씨소프트
2023~2025년 신작 러시…‘리니지W’에 NFT 적용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가 매출 357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엔씨소프트 게임 중 모든 지표에서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지만 한 게임에 회사의 미래를 모두 맡기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는 판단이다. 국내에서는 리니지 IP가 강세지만 해외에서의 성공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홍 CFO는 “글로벌 진출이 쉽고 간단하지 않은 문제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첫 출발인 리니지W와 ‘TL’ 중 리니지W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 출시할 예정이고 TL은 올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TL을 필두로 2025년까지 신작을 쏟아낼 예정이다. 홍 CFO는 “전날 티저를 통해 공개한 것 외에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촘촘한 기간을 두고 다작 론칭 모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전날 티징(미리보기) 영상을 통해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SS ▲TL 등 개발 중인 신규 IP 5종을 공개했다. 새로운 IP들은 기존에 엔씨소프트의 강점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외에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 로열,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해 다변화를 노렸다.


홍 CFO는 “그동안 신작 개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출시 직전에 공개 했었다면 이제부터는 개발 과정에서 이용자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한다”고 티징 영상을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4일 공개한 신규 IP 5종 티징(미리보기) 영상. 엔씨소프트 유튜브 캡처
“NFT 적용하지만 P2E 아냐…이용자 가치 제공이 먼저”

엔씨소프트는 여러 게임사들이 진출하고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에 대해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이 아닌 이용자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CFO는 “올해 게임에 NFT를 적용할 준비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제일 중요한 점은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회사 내부적으로 확고한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는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인게임 이코노미) 자체가 아주 고도화되고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는 것이 NFT나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P2E의 개념을 NFT나 블록체인과 혼동하는 것을 경계했다.


홍 CFO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NFT를 P2E라는 개념으로 접근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실제 게임 이용자들에게 NFT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처음부터 고민해왔고 지금도 실행에 옮기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지 NFT나 코인 투자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엔씨소프트는 인게임 이코노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오는 데 있어 어느 게임사보다도 탁월한 경험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오랜 시간 구축된 게임 내의 밸런스와 재화의 가치의 안정성을 흔드는 NFT 도입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서구권 등 2권역에 출시하는 리니지W에 NFT가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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