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 이자부담
혜택 축소 대신 새로운 브랜드 홍보
저축은행 업계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파킹통장 금리 인하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규제와 이자부담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다만 파킹통장 혜택 축소가 오히려 고객 확보를 위한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전날 ‘뱅뱅뱅 파킹통장 369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4%p 인하했다. 출시 당시 3일 만에 500억원을 유치했지만 돌연 1%대로 금리를 낮춘 것이다.
지난해 2월 출시된 뱅뱅뱅 파킹통장 369 정기예금은 한 달 이상 맡기면 연 2.01%, 3개월 이상은 연 2.11% 등의 높은 이자를 제공했다. 만약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예치기간별 약정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OK저축은행은지난해 12월 기준 연 2.2%였던 파킹통장 금리를 지난달 4일 연 1.5%로 대폭 낮췄다. 이어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 상품 금리도 연 2.2%에서 연 1.6%로 0.6%p 하향조정했다.
대신저축은행도 지난달 ‘더드리고입출금통장 금리를 조건없이 연 1.6%로 적용했지만 지난달 21일부터 연 1.4%로 인하했다.
KB저축은행도 파킹통장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2.5%에서 2.3%p로 내렸고, 2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과 3년 만기 상품은 각각 2.6%, 2.7%에서 0.2%p 하향 조정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금리 적용 구간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2억원 이하 예치금에 연 1.2%, 초과분에 연 0.2% 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1억원까지만 연 1.2%를 주고 1억원 초과 금액에는 0.2% 이자율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한도를 축소하거나 금리를 인하 하는 것”이라며 “대출 총량규제나 시장의 변동성 등을 고려해 월마다 조금씩 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킹통장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듯 언제든지 돈을 넣고 인출할 수 있는 상품을 의미한다. 중도해지 수수료 없이 수시 인출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약정금리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 금리 인하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예금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수요가 몰려 이미 수신잔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대출 총량규제로 대출 규모가 제한되면서 자금 유치에 대한 유인이 크게 줄어든 영향도 큰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저축은행에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 21.1%에서 10.8~14.8%로 대폭 축소, 제시해 이를 준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출규제와 이자부담이라는 문제에 직면한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을 통해 과거처럼 고금리를 내세우지 않지만 다른 한편으론 또 다른 브랜드 홍보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 금리를 인하해도 시중은행보다는 훨씬 높다”며 “고객들의 소액자금을 많이 유치하는 방식으로 저축은행 파킹통장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