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눈 녹아"
북한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 징후를 포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올리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14일 보도된 미국의 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일 촬영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관련 정황으로 지붕에 쌓인 눈이 녹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해당 지붕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활용되는 육불화 우라늄(UF6)을 원심분리기 설치 공간에 넣고 빼는 공급소 및 통제실이라는 데 주목했다.
그는 "해당 시설이 가동 중일 때만 가열된다"며 "영변 우라늄농축공장은 가동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역임하며 20여 차례 직접 북한을 방문하는 등 1·2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원심분리기의 △조립 △온도 유지 △오염 제거 △전기 분배 등을 위한 지원시설에 쌓인 눈도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우라늄농축공장은 원심분리기 등을 이용해 천연우라늄에 포함된 핵물질인 U-235(원자량이 235인 우라늄)의 조성비를 높여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시설이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에 활용된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플루토늄 생산 시설인 5㎿(메가와트) 원자로 역시 같은 이유로 가동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원자로 운영 지원 건물에서도 같은 현상이 눈에 띈다"며 "터빈 건물과 열 교환 시설의 지붕과 환기 굴뚝에서 눈이 먼저 녹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후핵연료 저장소 지붕 위의 눈은 녹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재처리 작업이 최근 진행되진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영변을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에 대해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면밀하게 추적·감시해 오고 있다"면서도 "특정 시설의 가동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