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만 팔로워 보유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2020년까지 홍콩 대학교에서 경영학과 마케팅을 공부하고 있던 유빈켈리는, 이제는 480만 팔로워를 보유한 크리에이터가 됐다. 2년 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크리에이터란 세계에 발을 들인 후, 단기간에 높은 인기를 끌며, '인플루언서들의 인플루언서'가 됐다.
유빈켈리는 유빈이라는 한국 이름과 켈리라는 영어 이름을 합친 명이다. 영국과 홍콩에서 해외 생활을 오래 한 탓에 '김유빈'이라는 본명보다는, 유빈켈리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유빈이 틱톡을 시작하게 된 건 2020년 잠시 한국으로 방문했을 당시, 코로나19 유행으로 격리 생활을 하던 중, 단순히 무료한 생활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시작한 틱톡은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두 달 만에 100만 팔로워를 돌파했다.
"한국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기 위해 잠시 들어왔을 때인데 격리 중 너무 심심해서 '틱톡 한번 해보자'가 발단이 됐어요. 그냥 편한 운동복을 입고 유행하는 댄스 영상을 올렸는데 그 영상이 반응이 좋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께 연락이 왔어요.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제안해 주셨죠. 제가 아직 학생이고 관심이 크게 없던 때라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생각하라고 하셔서, 2021년 1월부터는 하루에 하나씩 영상을 찍어 올렸어요."
'문찐'(문화 찐따), '이과형 인간'은 유빈켈리가 자신을 소개하는 단어다. 답이 명확하게 나와있는 수학을 좋아하고 트렌드는 전혀 모르고 지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유행의 맨 앞자리에 있다. 크리에이터를 시작한 일은 유빈켈리의 인생이 큰 터닝포인트라고 말했다.
"저는 인스타그램도 잘 안 했었어요. 그냥 이런 걸 제가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해요. 다들 춤 좋아하고 끼가 많아 보인다고 말씀해 주시지만, 의대를 준비했었고, 마케팅을 배우고 있던 학생일 뿐이었어요. 이걸 하면서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재미있어요."
그의 콘텐츠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건 브이로그와 팝송 뮤직비디오 렛레디를 함축한 영상이다. 각자의 형식은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지만 이를 믹스 매치한 건 흔치않다. 사실 전략이라기보단 외국 생활을 오래 한 탓에 팝송이 더욱 친숙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국말이 많이 늘었지만 처음에는 정말 어눌했어요. 그래서 하이틴 분위기의 노래 립싱크를 하면서 겟레디하는 영상을 많이 찍었어요. 그리고 하루의 루틴을 뮤직비디오처럼 만들어봤어요. 그러니까 반응이 좋더라고요. 하루 종일 찍은 적도 있어요.(웃음) 제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상은 이 형식이더라고요."
최근에는 유빈켈리에게 웹드라마 오디션을 보라는 제안이 들어와 촬영을 마쳤다. 유빈켈리는 새로운 경험에 연기가 추가됐다고 웃어 보였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했어요. 아직 정보가 공개되기 전이라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카메라 안과 밖의 세계를 더 많이 목격하고 왔어요. 연기가 많이 부족했는데 배우들이 잘 챙겨주셨고 평상시 안 입는 옷을 입어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네요. 또 연기할 땐 카메라를 보면 안 되는데 저는 무조건 카메라부터 찾아서 감독님께 많이 지적받았어요.(웃음) 다들 틱톡커 직업병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진에 찍히는 것보단 찍는 것을, 앞에 나서기보단 뒤에서 계획하는 걸 좋아한다는 유빈켈리는, 현재 플레이어로 뛰고 있지만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생 크리에이터를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싶다. 앞에서 보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 성장하는 모습을 봤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
"가끔 회사 대표님이 어린 인플루언서 광고 촬영장에 가서 도와주라고 저를 보내요.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잘될 수 있었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 도움을 주고 싶거든요. 현장에 가면 이제 막 시작한 친구들이 절 롤모델이라 하면서 굉장히 반겨주더라고요. 그래서 엄마의 마음으로 어린 크리에이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코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강의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 학원에서 아이들도 가르쳐봤으니 이 일도 제게 잘 맞을 것 같아요."
유빈켈리의 올해 목표는 딱 두 가지다. 천만 팔로워 돌파와 트렌드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제가 아직까지 트렌드를 가져오기만 했지 저로부터 시작한 게 없어요. 그래서 이걸 꼭 도전해 보고 싶고, 꿈은 크게 가지라 했으니, 천만 돌파를 향해 가보려고요. 숫자로 모든 게 대변되는 건 아니지만, 제게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