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차시기서 1·2차시기 부진 만회하지 못하고 메달 획득 실패
코로나19로 대회 준비에 어려움, 아이언맨 헬멧도 착용 못해
‘아이언맨’ 윤성빈(강원도청)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며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다.
윤성빈은 11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싱글 경기에서 1~4차 합계 4분04초09초로 12위에 자리했다.
전날 열린 1·2차 시기에서 합계 2분02초43의 기록으로 25명 중 12위에 머물렀던 윤성빈에게 끝내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다.
3차시기 1분01초03, 4차시기 1분00초63의 기록을 쓴 윤성빈은 레이스를 펼칠수록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상위권 선수들과 격차가 워낙 컸다.
어느 정도 예견된 부진이었다. 윤성빈은 지난 평창 대회에서 불모지였던 한국 스켈레톤에 ‘깜짝 금메달’을 선사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베이징올림픽에 나서는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하지만 대회 준비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림픽을 앞둔 2021-22시즌 월드컵에서는 단 한 차례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3차 대회에서는 28명 중 26위라는 다소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에 윤성빈도 베이징에서의 부진을 어느 정도 예감한 듯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인터뷰에서 그는 “메달 가능성이 조금 낮다고 보고 있다. 부진의 이유는 내가 못해서이다”라며 스스로에게 냉정하면서도 다소 비관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래도 ‘디펜딩 챔피언’이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성적은 윤성빈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아이언맨 헬멧’도 착용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선 것도 아쉬움을 샀다. 그는 올림픽과 관련 없는 디자인의 헬멧을 쓸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아이언맨 헬멧 대신 검은 헬멧을 쓰고 경기를 펼쳤다.
평소 착용하지 않았던 헬멧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색한 기분이 심리 상태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윤성빈도 “시합하는 느낌이 안 든다”고 말할 정도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