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반중 감정 고조되는데…"中 높은 산봉우리" 치켜세운 文은 침묵


입력 2022.02.09 11:25 수정 2022.02.09 11:26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대선 앞두고 中 문제 '정국 핵' 부상…국민적 분노 커져

文,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복·편파 판정 논란에 언급 無

靑 "국민 속상한 마음 잘 알아…관련 부처서 동향 주시"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리는 영상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반중(反中) 감정'이 고조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9일에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로 치켜세우고 한국을 '작은 나라'로 칭해 '굴욕 외교' 논란을 빚은 장본인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한복 논란,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 등으로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중국 당국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특히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앞다퉈 분노를 표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날 "편파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우리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선수들에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문 대통령은 이날까지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련 메시지는 지난 4일 "스포츠를 통한 평화화 화합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는 개막 관련 내용, 전날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석 선수의 1500m 동메달 획득 축하 메시지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알기로 문 대통령이 따로 언급한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물론 국민의 속상한 마음을 저희도 잘 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외교부 등 관련 기관에서 면밀하게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 한복 논란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7일 "한복이 우리 전통의 의복 문화라는 것은 전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면서,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없었다고 전했다.


대중(對中)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문 대통령을 두고 야권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전통적 우방과는 불협화음을 감수하면서 유독 친중으로 편향했던 결과가 바로 이런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은 중국으로부터 이런 부당한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다. 개막식 때 벌어진 노골적 문화공정에 이어 편파 판정까지 중국의 부당한 처사에 침묵하지 말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할 말을 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15일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을 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대학교에 도착해 한-중 재학생들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중국 눈치를 본다, 굴욕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방중해 베이징대 연설에 나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대국'으로 칭하고, 한국을 '작은 나라'로 표현하며 국격을 낮췄다. 문 대통령은 "중국몽(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함께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2016년 주한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후 얼어 붙은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굴욕 외교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실제 문 대통령은 중국이 한국에 한한령(한류 금지령) 등 보복을 가하자, 방중 두 달 전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 방어(MD) 체계 불참 △한·미·일 군사협력 불참 내용을 담은 이른바 '사드 3불(不) 약속' 을 내놨다. 특히 문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방중하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단 한 차례도 답방하지 않았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