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승민 전 의원 접촉 시도
'원팀' 완성으로 자강론 굳히기
윤상현·정미경은 "安과 단일화"
"단일화 시 확실한 승리 가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원팀 체제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선 판세가 양자 구도로 굳어지면서 자강론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당내 일각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가족 리스크에 발목 잡힌 지금 중도층을 흡수해 확실한 굳히기에 나서자는 주장에서다.
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의 공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선거대책본부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유 전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윤 후보는 유 전 의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양한 루트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을 하나로 뭉치는 데 있어 필요한 마지막 퍼즐이다. 앞서 선거대책위원회의 파행을 겪으면서 사이가 멀어졌던 이준석 대표와 화해한 이후 윤 후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후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의 상임고문직 수락까지 받아내면서 원팀 행보에 속도를 붙였다.
여기에 유 전 의원까지 합세할 경우 완벽한 원팀이 구성된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특히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약세인 중도층과 3040 세대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만큼 윤 후보의 취약점을 보완해줄 인물로 꼽힌다. 이처럼 윤 후보가 원팀을 앞세워 보수 지지층을 긁어모으면 최악의 경우 3자 구도로 가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단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의 끈은 놓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국민의힘 당 내부에선 확실한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화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과 윤 후보의 지지율 간에 간극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단일화를 통해 메워야 한다는 셈법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3일 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45.7%를 기록했다. 40%에 그친 이 후보를 5.7%p 따돌린 수치다. 안 후보는 6.9%였다. 이 조사에서 정권교체 민심은 50.0%에 달했다. 윤 후보 지지율과 격차가 좁혀졌지만 여전히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지금부터라도 당장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단일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자강론을 펼칠 만큼 여유로운 대선이 아니다. 아직 섣부른 자신감이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밝힌 건 윤 의원이 처음이다.
윤 의원은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임을 지적하며 "역사상 세 차례 정권교체가 있었는데, 그 전 정권은 모두 임기말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6%, 12%, 5%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했다"며 "민주당은 180석의 국회의원에 지자체장, 지방의원을 싹쓸이한 상태인 만큼 본선에서 국민의힘과 조직력의 차이가 드러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단일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내놨다. 4일 정 최고위원은 전날 열린 다자 TV토론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에 크게 각을 세우지 않은 데 대해 "우리는 결국 단일화 한편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정 최고위원은 "(윤 후보는) 당연히 단일화 염두에 두고 있다"며 "(안 후보도) 힘을 합칠 거다. 그 분은 본인의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 정치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저는 단일화할 거라고 본다"고 확신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자강론과 단일화 중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향후 대선 정국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장동, 성남FC 후원금 등 각종 특혜의혹을 아직 벗어내지 못한 이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의 '의전 갑질' 논란을 일으키며 입장이 난처해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악재에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속해서 하락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악재는 벌써 지지율에 녹아 들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대선모델과 가장 가까운 게 16대 대선인데 엎치락 뒤치락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윤석열-안철수의 단일화가 확실한 승리를 약속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