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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국내 법인세 매출 대비 0.9%…세계 4분의 1 수준


입력 2022.02.02 12:29 수정 2022.02.02 12:3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글로벌 4%…양정숙 “매출원가 과다 책정해 세금회피”

영업이익률도 18분의 1 불과…신속한 대책 마련 필요

애플 로고.ⓒ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지난해 애플이 국내에서 납부한 법인세는 매출의 약 0.9%로 전 세계 국가들의 평균인 약 4%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애플이 국내에서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애플코리아의 매출 원가를 높이고 이익이 적게 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2일 지난해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와 애플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내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자료 분석 결과 애플코리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628억9000만원으로 매출(7조971억9700만원) 대비 비중은 0.89%에 불과했다. 반면 애플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145억2700만달러(약 17조5000억원)로 매출(3658억1700만달러·약 440조7400억원) 대비 비중은 3.97%였다.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으로 따졌을 때 애플코리아는 애플 전세계 평균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이다.


지난해 애플코리아는 영업이익률도 1.6%에 그쳐 애플 전세계 평균인 29.8%의 18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애플의 지역별 영업이익률은 미주 34.8%, 유럽 36.4%, 중화권 41.7%, 일본 44.9%, 기타 아태 지역 37.2% 등으로 일본과 비교하면 28분의 1에도 못 미쳤고 아태지역 평균과도 2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애플코리아의 영업이익율이 다른 지역 대비 크게 낮은 것은 한국이 주요 제품을 싱가포르 법인인 ‘애플 사우스 아시아’를 통해 수입하면서 매출액 대부분을 수입대금으로 지불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수입대금은 6조7233억원으로 한국 내 매출(7조971억원)의 95%에 달했다.


이렇게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높게 잡아 영업이익을 낮춘 것은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한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OECD 37개 회원국 중 7번째로 높았다.


특히 OECD평균 법인세 최고세율 21.2%보다 높고 미국(21%·18위), 일본 (23.2%·14위), 싱가포르 (17%)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양정숙 의원은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높게 잡아 영업이익을 낮춘 것으로 보이며 국내의 높은 법인세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률을 낮춰 세금을 회피하는 게 글로벌 기업들의 단골 수법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도 지난 2020년 국내 매출액 4154억원 중 3204억원(77%)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2.1%(본사 18.3% 대비 9분의 1 수준)로 낮춰 국내 법인세로 21억여원만 납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글로벌기업들이 한국내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투자와 고용, 사회적 기여를 더 늘여야 할 마당에 오히려 영업이익을 줄여 세금을 회피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국내 시장과 유사한 환경에 있는 중국·일본·기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을 조정해 정상적인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정책 당국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3 프로’.ⓒ애플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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