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새해 벽두 고향 대신 광주行
"호남에 대한 진심 오롯이 닿기를"
尹 지지율, 호남서 20% 상회 '호조'
지방선거 기초의원 배출 기대감도↑
국민의힘이 3·9 대선을 앞두고 '호남 끌어안기'에 계속해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 정당 후보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호남에서 20% 이상의 득표율을 희망하고 있는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바람이 이뤄질 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 대표는 설날인 1일 김용태 최고위원, 서범수 당대표 비서실장,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무등산을 찾아 해맞이 행사에 참석했다. 새해 벽두부터 고향 방문 등의 일정 대신 호남을 찾았다는 점에서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이 지역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해발 1100m의 무등산 정상에 올라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아 국민의힘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특히 2030세대가 저희에게 2021년부터 많은 지지를 준 것처럼 2022년에도 저희는 새로운 것을 향해 도전하겠다"라며 "특히 호남, 광주와 전남북에서 조금 더 나은 성과를 거두는 것이 저희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 조금 더 낮은 자세로 다가서겠다는 의지로 무등산을 등반하게 된 것"이라 언급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가 호남에서 20% 이상을 득표해 많은 지지를 받아 지역 구도가 깨졌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며 "윤 후보의 호남에 대한 진심이 손편지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위해 오롯이 주민들께 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 뿐만 아니라 윤 후보도 연일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설 연휴 직전 윤 후보가 직접 쓴 손편지가 호남 지역 230만 가구에 배달되면서 편지를 받아본 호남 국민들의 인증 릴레이가 당을 향해 이어지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역 지지율이 호조를 보이는 데 고무되는 모습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호남 지역에서 23.1%를 기록했다.
양강 구도로 치러졌던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10.5%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긍정적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더해 '정권교체'에 대한 물음에 호남 지역 응답자의 31.7%가 찬성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상승의 여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국민의힘이 20% 이상의 득표율을 목표로 삼은 데는 '대선 승리'라는 목표 외에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와도 관련이 있다. 정권교체와 함께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해 대통령 임기 초기 보다 안정적인 여당의 모습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어 호남 지역 기초 의원 배출이 그 상징성을 배가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같은 경우에는 중선거구제로,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뽑는다. 지지율이 20%가 넘게 되면 광주에서 기초의원을 배출할 수 있고, 호남 지방의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 바라봤다.
실제 득표까진 여전히 '미지수'
근원적 '바람' 살릴 필요성 대두
호남 이대남 지지율 40% 중반
"불씨가 부모세대 옮겨붙기를"
일각에선 '20%'라는 목표가 안심할 단계라고 보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많다. 여론조사 상의 지지율이 대선 당일 실제 윤 후보를 향한 투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더 근원적인 지역적 바람을 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의 최대 득표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세대포위론'이 호남에서도 적극적으로 작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조사에서 전남, 광주 지역의 20대 남성 지지율이 40%대 중반을 넘는 등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가 부모 세대에까지 이어진다면 든든한 지지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호남에서 20대 남성이 역시나 정치개혁을 선도하고 있다"며 "연휴기간동안 부모세대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그 정치개혁의 불씨가 부모세대로 옮겨붙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남은 대선 국면에서 직접적인 호남 방문을 통한 민심 접촉 행보는 이준석 대표가 중심이 돼 진행될 전망이다. 윤 후보가 대선 후보라는 특성상 전국 곳곳을 방문해야 하는 만큼, 이 대표가 일정의 많은 부분을 호남에 할애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3일에도 이 대표는 다도해 섬들을 돌면서 민심을 청취한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저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까지 호남 위주로 일정을 짜겠다"라며 "호남의 구석구석, 다도해의 섬 하나하나까지 찾으면서 국민의힘이 호남 발전에 진정성이 있음을 보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도 "지금까지 보수정당 정치인들은 호남에 와서 5·18 행보 정도로 국한했었는데 저희는 일자리 문제 등 호남 구석구석을 돌면서 호남에 대한 저희 진심을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보일 수 있게 하겠다"며 "3일부터 제가 다도해 해역을 돌면서 도서지역의 민원이나 현안을 공약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