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충북 남부지역까지 확산, 경계령
고병원성 AI 농장발생 28건, 차단방역 강조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연이은 발생으로 방역 당국이 설 명절 가축전염병 방역관리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충북 보은군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발견됨에 따라 행정안전부·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김현수 중수본부장 주재 긴급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양돈농장 ASF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긴급 방역대책을 추진 중이다.
중수본은 충북의 남부지역까지 야생멧돼지 ASF 발생지역이 확산된 현 상황을 엄중히 보아‘전국 양돈농장의 강화된 방역시설 설치’를 시급한 과제로 판단, 조속히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강화된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중수본에 따르면, 이번 ASF 양성 개체가 발견된 충북 보은군 장안면은 기존에 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했던 최남단(제천시 덕산면)에서 남서쪽으로 약 52km 떨어진 곳이다.
군집 생활을 하는 멧돼지의 특성상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감염 개체가 충주·괴산·상주·문경 등 인근지역까지 퍼져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수본은 현재 멧돼지 발생지점 반경 10km 내에는 2만 마리의 돼지(농장 16호)를 사육중이나, 만약 충주·괴산·상주·문경까지 확산될 경우 177개 농가의 28만4000마리의 사육돼지가 ASF 위험에 노출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생지점 주변에 그물망·경광등·멧돼지 기피제를 긴급 설치하고, 발생지점 주변 멧돼지 이동 가능경로에 포획트랩 90개를 설치 중이며,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2차 울타리도 설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괴산·옥천·청주·문경·상주·대전 등 보은 인근 6개 시군에 ‘ASF 주의보’ 발령과 소독, 방역시설 설치 등을 진행 중이다.
김현수 중수본부장은 “야생멧돼지 ASF 발생지역이 확산됨에 따라 전국의 양돈농가가 위험해지고 있어 경각심을 늦출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면서 오염원 추가 확산과방지, 인근 도로·농장 진입로에 대한 소독, 입산 자제 등을 주문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올 겨울 야생조류뿐 아니라 오리·산란계·육계 등 농장 발생이 31일 기준 28건이나 발생했고, 발생지역도 경기·충북·충남·세종·전북·전남 등 각지에 분포돼,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방역이 필요한 상황이다.
AI 중수본은 “설 연휴 기간 중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증가함에 따라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동이 쉬워지면서 소독 등 방역에 소홀할 경우 가축전염병의 발생이 급증할 우려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가금 사육농가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출입 차량 2중 소독(고정식+고압 분무)을 포함한 농장 4단계 소독, 소독·방역시설이 없는 농장 부출입구·축사 쪽문 폐쇄 등 방역수칙 준수와 차단방역 등을 실시해야 한다.
이 같이 가축전염병 방역상황이 심각해지자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30일 전남 영암군 상황실과 영암군 거점소독시설 등 현장 점검을 나서 실태를 점검하고 차단방역을 당부하기도 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영암 내 다양한 가금 축종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고,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강원 정선·영월, 충북 보은·충주·제천 등에서 계속 발견되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김 차관은 “영암군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영산강·영암호 등 큰 철새 도래지가 있어 방역 위험요소가 많아, 언제든 전남지역 양돈 사육농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소하천 주변도로 소독과 농장 4단계 소독 등 방역수칙 준수와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