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출마 위한 공직 사퇴 3월 3일까지
대부분 "임기 종료까지 근무하겠다" 의지
이철희 등은 '차출설'…유은혜 거취도 주목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만료와 동시에 6·1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청와대와 내각 진용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31일로써 90여 일 남아 현시점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은 이른바 '순장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우선 청와대는 지난 24일 윤난실 전 제도개혁비서관 등의 후임을 지명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비서관급 이상에서 더 이상의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전 비서관은 광주 광산구청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는데, 이러한 이유로 참모가 사퇴하는 건 그가 마지막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의 '차출설'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철희 정무수석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금시초문"이라며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 도전을 공식화했다 예비후보직을 자진 사퇴한 바 있는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박경미 대변인도 서울교육감 후보군으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참모 모두 문 대통령 임기 종료까지 근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 '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출마 요청을 해 온다면 추가 퇴임 인원이 발생할 수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인 3월 3일로, 아직 여유가 있다.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참모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과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정책비서관과 정책조정비서관을 역임한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해외언론비서관과 제2부속비서관을 지낸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신동호 연설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이 있다.
장기 재직하고 있는 이호승 정책실장, 김외숙 인사수석 등도 문 대통령 곁을 끝까지 지킬 인사로 꼽힌다. 2020년 청와대로 복귀한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마찬가지다. 탁 비서관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퇴임까지 큰 무리 없이 옆에서 잘 보좌하고 또 퇴임 후에 대통령과 멀지 않은 거리에서 우리가 해왔던 일들에 대해 정리하는 그런 역할들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내각에서는 국무위원 대부분이 순장조로 거론되는 가운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거취가 주목된다. 유 부총리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정가에서는 유 부총리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사퇴 시기는 설 연휴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유 부총리는 교육 현장의 코로나19 대응을 총지휘해야 하는 자리에 있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리를 비울 경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여건 상 출마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장관 등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경기지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문 대통령의 최측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불출마 의사를 확실히 했다. 전 장관은 지난 6일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우선이다. 개인 정치 일정은 후순위"라고 말했다. 전 장관은 임기를 마무리한 뒤,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사 출마가 점쳐졌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에게 '2022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보고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의 성공을 위해 임기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역할을 잘해달라"는 당부를 받고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입각한 이인영 통일부·박범계 법무부·황희 문화체육관광부·한정애 환경부·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 일부는 지방선거 출마설이 꾸준히 나왔지만,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다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각에서도 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따라 차출될 수 있어, 거취 변동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3월 3일까지는 여유가 아직 있고, 당에서도 인적 카드 필요성을 언급한다면 막판에 출마를 결심하는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