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실질심사여부 17일 결정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안전성 제고" 방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 등으로 혼란스러운 자본시장과 관련해 공정한 금융질서 확립 의지를 재확인하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하고 거래 정지 지속이나 해제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거래소가 지난달 18일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도미노 상장폐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거래소가 소액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단호한 입장을 보인 만큼 향후 상장 적격성 심사에 오른 기업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란 분석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다는 판단을 받는 경우 곧장 거래가 재개되지만, 심사 대상이 되면 실질심사 이후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심의·의결을 받아야 하는 등 거래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지난 2년 9개월간 거래가 정지된 코오롱티슈진도 이르면 이달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를 받는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성분 논란으로 2019년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코스닥시장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거래정지 기간은 더해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신라젠 상장폐지 이후 시장 퇴출 기로에 놓인 다른 기업들도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거래소가 당초 시장의 예상과 달리 신라젠에 단호한 결정을 내린 배경도 '자본시장 정화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서릿발 같은 잣대를 들이대겠다는 입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연초부터 코스닥 상장법인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 금융정책 방향으로 '금융안정'을 제시했다.
고 위원장은 "어떤 불공정거래 행위라든지 최근 이슈가 된 문제들에 대해 면밀하게 짚어보려고 한다"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면, 모험자본의 원활한 공급은 물론 자본시장과 우리 경제의 발전도 모두 요원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자금이 묶인 개인 투자자들은 피말리는 희망고문을 하소연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2020년 말 기준 1만9856명이다. 총 발행 주식 약 1429만주의 55.6%(79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젠 소액주주는 17만4000명에 달한다.
현재 신라젠주주연합은 "거래소가 사전 상장폐지 결론을 내려놓고 그 결론이 유출됐기에 이런 비정상적인 매도가 일어난 것"이라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다른 기업 소액주주들도 손해배상 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상장폐지 결정 기간이 길다는 지적에 대해 "기업이 다시 영업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 투자자에 대한 도리"라면서 "기간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절차를 솎아내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