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원책 강조…“디스토피아 방지책도 고려해야”
20일 김영식 의원 주최 ‘메타버스는 미래다’ 토론회
국내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의 클라우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주장이 제기됐다. 실감나는 메타버스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클라우드 기반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메타버스는 미래다’ 토론회에서 “메타버스에서 산업 쪽 진흥 요소를 볼 때 초고속 네트워크 이야기만 하는데 클라우드 진흥 요소도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11일 ‘메타버스 진흥법안’을 발의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이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클라우드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서울시 메타버스 시범 서비스에도 참여하고 있다.
차 대표는 이날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와 함께 산업계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가 우리보다 엄청나게 유리한 환경을 갖춘 것이 클라우드”라며 “결국 사용자에게 제대로 된 메타버스 경험을 주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환경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에서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메타버스 서비스가 플랫폼화 되면서 국내외 간 경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국내법 만으로는 플랫폼 제공업체와 이용자 간의 법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차 대표는 “메타버스 서비스 제공자(프로바이더)와 이용자 사이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조율할 수 있는 가이드가 필요하다”며 “안전하고 차별 없는 사용환경을 구축하고 독과점 피해를 막을 개방적인 플랫폼 육성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이 메타버스 관련 전문 인력을 육성할 경우 이를 지원해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갖추기 위해 K-콘텐츠 지원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차 대표는 메타버스에 구현된 가상현실이 실물세계의 도피처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나 ‘매트릭스’와 같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로 변질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이용자들이 실물세계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집으로 돌아가 가상현실 속에서만 사는 세계가 되는 것은 부정적”이라며 “메타버스 진흥법에서 가상현실에서의 진흥 방안을 같이 고려해야 디스토피아적인 부분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토론을 마친 뒤 김영식 의원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메타버스 진흥법 제정과정에 충실히 반영하고 당 차원에서 윤석열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과 연계해 추가적인 입법과제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