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철없는 놀이 따라해...자질 의심"
'친중 프레임 갇힐라' 이념논쟁엔 선 긋기
국힘도 이념논쟁 부담, '표현의 자유' 강조
나경원 "민주당, 공산주의만 나오면 예민"
주말을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멸공 챌린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멸공 챌린지에 동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직접적인 대상이 됐다. 하지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자칫 공산주의 옹호 혹은 친중·친북 논란을 자초할 수 있어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0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한 윤호중 원내대표는 “모 유통업체 대표의 철없는 멸공 놀이를 말려도 시원찮을 판에 따라 하는 것도 자질이 의심된다”며 “(윤 후보가) 나경원 전 의원과 일베(일간베스트) 놀이를 즐기며 대놓고 극우보수의 품에 안겼다”고 비판했다.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우상호 의원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한 일을 패러디하듯이, 조롱하듯이 띄워 준 것은 대선 후보답지 못한 모습이었다”며 “멸공 시리즈도 그렇고 여성가족부 폐지도 그렇고 갑자기 이렇게 가볍게 가도 되는 것인가. 조금 의아하다”고 했다.
임세은 선대위 대변인은 “(정 부회장은) 공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거기에 동조하는 정치인들은 조금 어이가 없다”며 “청년 남성들이 목숨을 걸고 엄중하게 우리 국가 안보를 지키는 현실에서 장난처럼 멸치를 사고 콩 사면서 희화화한 것은 매우 창피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멸공 논란의 본질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거나 논평은 하지 않았다. 이념적 사안에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공산주의 옹호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후보의 행동만 문제 삼을 뿐 ‘멸공’이라는 이념 논쟁 자체와는 거리를 두는 이유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나 반중 정서, 북한에 대한 반대 정서가 광범위하게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윤 후보가 멸공 이미지를 주려고 하는 것도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20대 청년 남성들의 지지를 회복하겠다고 하는 선거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멸공 챌린지’의 본질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친일반공과 같은 이념논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모습이다. 인스타그램의 게시물 임의 삭제가 ‘멸공’의 시초였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려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는 게 요지다.
멸공 챌린지에 함께 했던 나 전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동참하게 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공산주의 이야기만 나오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오히려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의 정책 행보가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념적인 어젠다가 관심을 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후보가 진짜 멸공주의자였다면 기자회견을 했을 텐데 가볍게 해시태그 방식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