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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취' 맞춤형 자동차 나온다…현대차 메타버스 공장의 비밀


입력 2022.01.07 11:52 수정 2022.01.07 11:52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자율주행 시대, 목적 맞춤형‧개인 취향 맞춤형 모빌리티가 대세

스마트팩토리-메타팩토리로 맞춤형 생산체제 대응

로봇들이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현대차 스마트 팩토리 가상 이미지. 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처.

우리는 언제까지 자동차회사들이 임의로 디자인과 성능, 쓰임새 등을 설정해 대량생산한 제품들 중 하나를 고르는 식으로 자동차를 구매해야 할까. 내 취향이나 생활패턴에 맞는 맞춤형 자동차를 만들어주는 자동차회사는 없을까.


현대차동차의 메타버스와 연계된 스마트 공장 설립 계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현대차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2)’에서 올 연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완공에 맞춰 세계 최고 수준의 메타버스 기반의 디지털 가상공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공장과 동일한 쌍둥이 공장, 즉 메타펙토리(Meta-Factory)는 막대한 비용적, 시간적 손실이 수반되는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게 해준다. 신차 양산을 앞둔 공장에서 실제 공장을 시범 가동하지 않고도 메타팩토리 운영을 통해 최적화된 공장 가동률을 산정할 수 있게 돼 실제 공장 운영시 이를 반영하는 식이다.


현대차-유니티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협력 방식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현대차/유니티

가동 차질 리스크도 최소화해준다. 메타팩토리가 현실 공장을 실시간으로 구현함에 따라 공장 내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원인 파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 방문 없이도 문제를 원격으로 실시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메타팩토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목적은 단순한 생산 효율화에 그치지 않는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라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한 ‘맞춤형 생산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 바로 메타팩토리다.


현대차는 미래 주류를 이룰 모빌리티의 형태 중 하나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화되고 공유 개념이 확대되면서 비즈니스 목적에 부합하는 형태와 기능만을 갖추는 PBV가 시장에서 요구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자동차를 오로지 ‘용도’에만 맞춰 택하지 않는 기존 자동차 소비자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개인 취향에 맞춘 자동차 역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이런 ‘개인 취향’은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로 더욱 복잡다단해질 가능성이 높다. 완전 자율주행화가 가능해져 운전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 내부를 침실이나 사무공간, 심지어 영화관처럼 만들어주길 요구할 수 있다.


맞춤형 미래공장 개념도. ⓒ현대차그룹

결국 미래 모빌리티는 목적 맞춤형과 개인 취향 맞춤형의 두 가지 종류로 나눠질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예상이다. 두 가지 모두 맞춤형 주문생산 방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생산체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수의 고정 모델을 대량으로 생산하던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다양성과 유연성을 갖춘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1세기동안 자동차 산업을 지탱했던 1908년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도입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체제였다. 이를 포기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생산 효율성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불리함을 감수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불리함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공장이 스스로 지능을 가진 것처럼 기능해야 한다.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판단하며, 로봇에 실행 명령을 내리는 스마트 공장이 기존 재래식 공장을 대체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건설하고 있는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전경.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런 체제를 갖춘 스마트팩토리를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디어 채널 HMG저널에 따르면, HMGICS에 들어설 스마트 팩토리는 단순히 자동화 비율을 높인 공장을 의미하진 않는다. 로봇이 사람을 몰아내는 공장도 아니다. 사람의 역할과 로봇의 역할 그리고 인공지능과 사람의 경험이 조화를 이룬다. 이를 통해 전체 공장이 하나의 인격체처럼 움직인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선택 및 수요 예측, 생산을 사전 검증하며, 계획을 확정하게 되면 공장은 생산 활동을 시작한다. 예를 들어 한 라인에서 비슷한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과 달리 미래의 공장은 상황에 맞춰 생산하고 소비자의 취향, 부품 공급 상황을 예측해 생산 계획을 마련한다.


스마트 팩토리 개념도. ⓒ현대차그룹

로봇과 AI기술을 총동원한다 해도 기존의 맞춤형 생산체제의 복잡성과 그에 따른 불량 발생 등의 리스크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디지털 트윈’, 즉 쌍둥이 공장이다. HMGICS의 스마트 팩토리는 CPS(Cyber Physical System)기술을 사용해 가상 세계에 똑같은 공장을 건설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구현한다. 현대차가 CES 2020에서 발표한 메타팩토리가 바로 이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생산라인, 공급 라인을 운영하면서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즉시 보완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는 일종의 공장을 위한 가상 세계인 메타팩토리이며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이다. CPS를 통해 실제 공장은 효율이 극도로 개선된다. 이 과정은 가상 공장에도 적용되면서 상호 보완적 관계에서 발전·진화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세계 공장에 이같은 스마트팩토리와 메타팩토리를 구축해 생산성을 높이면서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는 체제를 완성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공장의 수를 늘리는 양적 팽창기를 지난 지금, 공장의 효율과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똑똑한 공장이 필요한 시대”라며 “현대차그룹은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선두에 있고, 앞으로 많은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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