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하루를 따라가거나 혹은 여행을 즐기는 과정 등을 포착하는 관찰 예능은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는 포맷이 됐다. 단순히 스타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 것을 넘어 각종 의미를 부여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프로그램들이 특색 없는 비슷한 그림들을 반복하며 관찰 예능 자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MBC는 새 예능프로그램 ‘호적메이트’를 선보였다. 다른 듯 닮은 남의 집 형제자매들의 모습을 담는 관찰 예능으로, 지난 첫 회에서는 가수 홍지윤, 홍주현 자매와 육준서와 동생 육준희, 배우 김정은과 플루티스트 동생 김정민이 출연해 자신들의 일상을 공개했다.
현실적인 형제, 자매의 모습으로 공감을 유발하겠다는 목표였겠지만,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는 특색 없는 기획으로는 여느 관찰 예능과 차별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투닥거리며 다투거나, 사이좋게 일상을 즐기는 모습들이 담기기는 했으나 여행 또는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다 먹방을 펼치며 침샘을 자극하는 짐작 가능한 모습들이 담겨 특별한 흥미를 자아내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나 홀로’ 일상을 담는 MBC ‘나 혼자 산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기혼자들의 해방기를 다루는 JTBC ‘해방타운’, 여성들의 연대를 담는 SBS ‘워맨스가 필요해’ 등 대다수의 관찰 예능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기도 하다. 스타들이 즐기는 소소한 일상이 공감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프로그램을 끌어가기가 힘들다. 이에 서로 뭉쳐 여행을 떠나거나 먹방을 펼치며 비슷한 그림들을 반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부유하고 호화로운 연예인들의 삶에 박탈감을 느낀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이어지면서, ‘공감’이라는 키워드도 퇴색되고 있다.
여행을 통해 스케일을 키우는 것도 돌파구가 되지는 않는다. 현재 tvN에서는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하는 ‘바퀴 달린 집’이 세 시즌째 방송 중이다. 배우 성동일, 김희원, 공명과 게스트가 함께 캠핑을 즐기는, 힐링을 표방하는 관찰 예능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이들이 나누는 소소한 대화 그 자체가 프로그램의 재미가 된다. 큰 웃음이 터지지는 않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웃음을 추구하는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포맷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출연자만 바뀔 뿐, 대다수의 여행을 콘셉트로 한 관찰 예능이 유사한 그림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tvN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해치지 않아’와 ‘슬기로운 산촌생활’ 등 3편의 배우 관찰 예능을 선보였고, 각 출연진들의 매력이 만드는 차별화 외에는 어떠한 새로운 점도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그럼에도 특색 없는 유사 프로그램들은 새롭게 쏟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호적메이트’는 물론, KBS2를 통해 방송 중인 3부작 예능프로그램 ‘촌스럽게: in 시크릿 아일랜드’도 장소를 시골로 옮겼을 뿐, 여전히 본듯한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이외에도 KBS는 스포츠 스타 가족들의 일상을 담는 ‘우리끼리 작전타임’과 노래와 이야기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차별점을 강조한 ‘한번쯤 멈출 수밖에’를 새롭게 선보인다. 두 프로그램 모두 출연진의 새로움으로 차별화를 강조하고 나선 상황인 것.
그 나물에 그 밥인 스타들의 관찰 예능이 이제는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명백해진 상황에서 진일보한 모습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프로그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관찰 예능이 이대로 하락세를 유지할 것인지, 혹은 가능성을 이어갈 것인지는 한 발 나아간 새로운 관찰 예능의 등장 여부에 달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