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쇄신 이후, 정치권 인사 첫 만남
尹 “정책 이야기 들어...많은 걸 배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선언 이후 정치권 인사들과의 첫 공식 만남이다. 윤 후보는 두 시장에게서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의 경험담과 정책에 대한 조언 등을 들었다.
세 사람은 이날 저녁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 중식당에서 약 2시간에 걸쳐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윤 후보는 만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과 박 시장이) 4·7 선거를 하면서 있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 어떻게 해서 이렇게 크게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는지 경험담 같은 것을 많이 들려줬다”며 “또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줘 두 시장님을 뵙고 많은 걸 배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회동에 대해 오 시장과 박 시장은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저희는 현직 단체장이어서 말을 잘 못한다”고 했고, 오 시장도 “저희는 입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만찬 시작 전 박 시장에게 “부산에서 연초에 바쁘실 텐데 올라오시느라 애쓰셨다”고 인사를 건냈고, 박 시장은 “부산 시민들도 요즘 걱정을 많이 해서요”라고 답했다.
최근 선대위를 둘러싼 내홍과 함께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진 것을 의식한 듯 윤 후보는 “저 때문에 아주...”라고 웃었다.
박 시장은 “요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그래도 한 이틀 쉬어서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윤 후보는 “어제 하루 집에 있었다”며 “당사에 나와도 어차피 대변인들이 또 전화도 하고 그래야 되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두 시장님께서 일정도 바쁘실 텐데 제가 뵙고 여러 가지 어려울 때 어떻게 잘 이겨나갔는지 두 분께 좀 격려를 받으려고 한다”며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다.
오 시장은 처음 식당에 들어서며 “반갑습니다”라고 한 뒤 윤 후보와 박 시장이 담소를 나눌 동안 별다른 언급 없이 웃음만 보였다.
이날 세 사람은 화기 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악수를 하며 기념사진 촬영도 했다. 이후 만찬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두 시장은 지난해 4·7 보궐선거에서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입어 압승을 거뒀다. 중도와 2030세대 표심을 사로잡은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윤 후보는 이번 회동으로 ‘정권교체’ 여론을 환기하며 ‘원팀’ 기조를 강조하는 효과를 기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