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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JTBC 드라마, 집 나간 ‘대중성’을 찾습니다


입력 2022.01.03 14:18 수정 2022.01.03 08:1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한 사람만’도 0%대 기록

‘설강화’ 시청자들과 평행선 지속

최근 방송을 시작한 JTBC 드라마 ‘한 사람만’은 0%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며, 또 다른 드라마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중단’ 요청을 받고 있다. 거듭되는 시청률 부진과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까지. JTBC 드라마가 좀처럼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부진하고 있다.


ⓒJTBC

지난해 12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한 사람만’이 최근 회차인 4회에서 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4%의 시청률로 시작한 뒤 하향선을 그리다 결국 4회 만에 0%대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한 사람만’은 호스피스에서 만난 세 여자가 죽기 전에 나쁜 놈 ‘한 사람’만 데려가겠다고 덤볐다가 삶의 진짜 소중한 ‘한 사람’을 마주하게 되는 휴먼 멜로드라마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여성 전용 호스피스에 들어간 주인공 표인숙(안은진 분)의 팍팍한 삶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강세연(강예원 분), 성미도(박수영 분)와 똘똘 뭉치게 되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마냥 묵직하게만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죽음이라는 주제는 웃을만하면 씁쓸함을 유발하고, 지금은 설레는 민우천(김경남 분), 표인숙의 멜로도 곧 절절해질 것이라는 예감이 이어진다. 여기에 호스피스 안에서 이들이 얽히고설키는 과정도 반복된 우연과 급격한 전개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내용은 무겁고, 여기에 전개마저 느슨해지면서 2.4%의 시청률마저도 지키지 못한 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최근 JTBC 드라마들이 반복하는 문제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0%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아이돌: 더 쿠데타’(이하 ‘아이돌’)는 ‘아이돌’이라는 소재를 내세웠지만, 청춘들의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는 여느 청춘 드라마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당당하게 내 꿈에 사표를 던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표방한 이 작품은 실패한 아이돌의 고군분투기를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전개했다. 물론 그 안에서도 나름의 돌파구를 찾으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기기는 했지만 절망적인 상황들이 이어지는 초반 전개에 당황한 시청자들도 꽤 많았었다.


톱스타들을 내세운 드라마들도 마찬가지였다. 메시지의 진중함에 방점을 찍다 보니, 대중성을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전도연이 나선 ‘인간실격’은 ‘삶의 의미’를 찾는 두 남녀의 여정을 진득하게 따라가느라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고현정이 출연한 ‘너를 닮은 사람’은 욕망과 파국이라는 주제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담아내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승우가 출연한 판타지 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와 이영애의 코믹 스릴러 ‘구경이’ 또한 일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아우르기엔 대중성이 부족한, ‘개성 강한’ 작품으로만 남았다. ‘인간실격’, ‘너를 닮은 사람’, ‘구경이’는 2%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시지프스: the myth’는 이들보다 조금 나은 4%대를 기록했다.


물론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엔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드라마들도 있다. ‘인간실격’처럼 방황하는 인물들을 통해 삶의 의미라는 큰 주제를 담아내거나, ‘구경이’처럼 실험적인 전개로 이목을 끈 작품들이 그 예다.


그러나 메시지의 진지함 덕에 드라마 전체를 다 보고 나면 남는 의미는 있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어가기에는 ‘지루한’ 작품들도 많았다. 재미나 대중성보다는 완성도를 추구하는 것이 채널의 색깔이라고 평가하기엔 탄탄함마저도 갖추지 못한 드라마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퓨전 사극 외에는 ‘갯마을 차차차’와 ‘원 더 우먼’ 등 유독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전개의 콘텐츠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JTBC의 행보가 더욱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에 오랜만에 ‘멜로’라는 장르적 재미를 강조하며 등장한 드라마 ‘설강화’는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여 대중들의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 전부터 안기부 미화와 민주화운동 폄훼 우려를 받은 ‘설강화’는 “이 드라마는 멜로”라고 강조했으나,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 중단 청원부터 협찬, 광고 중단 행렬 등 시청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으며, 시청률까지 1~2%대를 전전하면서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니 JTBC가 시청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대중성은 물론, 완성도에 대한 호평마저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JTBC의 행보에 의문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좀처럼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JTBC가 지금으로선 어떻게 이 위기를 타개해나갈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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