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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싱어게인2’가 깔아준 복귀 판…‘음주운전’ 한동근, 역전은 스스로의 몫


입력 2021.12.31 08:42 수정 2021.12.31 08:4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2라운드까지 통과...3라운드서 실력 입증할까

JTBC ‘싱어게인2’는 ‘악마의 편집’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악명을 높이고 있는 사이 유일하게 ‘착한 오디션’ ‘기분이 좋아지는 오디션’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이어오면서 숨어 있던 고수들을 발견하는 짜릿함, 긴 무명 시절을 거쳐 온 이들의 감동 스토리가 ‘싱어게인’의 무기다. 여기에 심사위원들의 균형 잡힌 심사평도 프로그램을 이끄는 큰 역할을 해왔다.


ⓒJTBC

순항을 이어가던 ‘싱어게인’에 불편한 논란이 시작된 건,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한 한동근의 등장이었다. 한동근은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대부분 그렇듯 자숙의 시간을 갖고 복귀했고, ‘싱어게인2’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한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고, 음원 차트 역주행 신화를 썼던 주인공이다. 자신의 잘못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이후 복귀가 여의치 않자 ‘싱어게인2’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겼을 법하다.


사실 무리를 해서라도 화제성 높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자 하는 가수 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제작진이다.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그 영역이 개인적인 잘못으로 물의를 일으켜 기회를 박탈당한 가수까지 포함하리라곤 감히 상상하지 못한다. 더구나 그 사유는 ‘음주운전’인데도 말이다.


제작진의 놀라운 포용력을 이해하긴 어렵지만 이미 무대에 오른 한동근을 두고 1라운드 당시 유희열은 “본인의 잘못으로 실직한 사람”이라면서 “다시 직업을 구하고자 ‘싱어게인2’에 지원서를 냈다”고 비유했다. 또 “저희는 선후배가 아니라 면접관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무대를 보고 음악으로 평가할 거다. 이후 벌어질 냉혹한 현실은 본인이 감내하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전시키고 앞으로 끌고 나갈 일도 본인에게 달렸다”는 유희열의 마지막 말은 지독히 냉정하지만, 그만큼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정확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실제로 물의를 일으킨 몇몇 연예인들이 성공적으로 재기할 수 있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실력이 바탕이 된 경우가 많다. 배우 이병헌이나 방송인 탁재훈, 이수근 등이 그 예다. 가수 MC몽의 경우 여전히 싸늘한 여론이 이어지지만 실력적민 면에서 대중의 인정을 받으면서 꾸준히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하고, 음원 차트 정상에 이름을 올리는 게 가능했다.


그렇다면 한동근은 유희열의 말처럼 상황을 ‘역전’시킬만한 실력을 보여줬을까. 지금까지 ‘싱어게인2’에서의 모습만 두고 본다면 기대 이하다. 1라운드에서는 거뜬히 통과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33호 가수와 팀을 이루면서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했다. 사실상 한동근의 실력보단 33호 가수의 역량이 성공을 이끈 절대적 역할을 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3라운드 무대에 서게 된 한동근에겐 이제 숙제가 주어졌다. 지금까지 2개의 라운드를 넘겨 온 것이 ‘운’이 아니라는 걸 확인 시켜줘야 한다. ‘가수가 직업인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처럼, 진짜 가수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스스로의 실력을 보여주고, 결과로 입증하는 방법뿐이다. 시청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 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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