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금융권, 女風 거셌다...인사 키워드 ‘40대·디지털·성과’


입력 2021.12.29 06:00 수정 2021.12.28 11:44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신한금융, 첫 여성 CEO 배출

‘70년생’ ‘탁월한 능력’ 요직 차지

왼쪽부터 김명희 신한금융 부사장, 조경선 신한DS 대표, 박정림 KB증권 사장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올해 금융권이 연말 임원인사에서 여성 인재를 적극 발탁하며 보수적인 조직문화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발빠르다. 이번 연말인사에서는 성과와 능력을 입증한 젊은 여성리더들이 핵심 요직에 전면 배치됐으며, 보수적인 분위기의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첫 여성 자회사 CEO가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금융권 유리천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이 전문성을 가진 젊은 여성 리더들을 대거 배출했다. 이들은 디지털, 영업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굵직한 성과들을 달성하며 대내외적으로 능력을 입증받았다. 70년대생이 대거 포진하며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이 공을 들이고 ‘디지털 혁신’을 여성에게 맡겼다. 우선 그룹 디지털 사령탑인 CDO(최고디지털책임자)에 여성이자 외부 인사인 김명희 부사장을 임명했다. 카이스트를 졸업한 김 신임 부사장은 한국IBM, SK텔레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 등을 거친 국내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전문가이다. 올해 3월부터 신한은행의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신한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던 9개월간 신한은행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열정적인 태도로 조용병 회장에게도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에서는 첫 여성 CEO가 나오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책임지는 신한DS 대표 이사 자리에는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공채 1기 출신으로 30년 이상을 신한은행에 몸담으며 전문성과 역량을 쌓아온 조 부행장은 신한금융이 금융권 최초로 마련한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 1기 과정을 수료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은행 디지털 개인부문장을 역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고객 마케팅 및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것도 강점이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로 총 2년의 임기가 부여됐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9명의 신임 상무보 가운데 3명을 여성으로 등용하기도 했다. 신임 상무보 중 여성임원 비율은 33%이며, 전체 임원 여성 비율은 14%까지 높아졌다.


하나금융그룹도 올해 출범한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하나 웨이브스’ 1기 수료생들을 전격 발탁했다. 하나 웨이브스 1기 수료자 출신인 박영미 손님행복본부장과 고금란 영업지원본부장을 신규 여성임원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김소정 디지털경험본부 부행장과 이인영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김미숙 연금사업본부장과 함께 하나은행의 여성 임원·본부장은 총 5명이 됐다. 이들은 모두 70년대생이기도 하다.


KB금융그룹과 증권업계 최초 여성 CEO인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박 대표는 올해 KB금융 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의 대부분 교체된 상황 속에서도 김성현 KB증권 사장과 함께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가 3연임이다. 사모펀드 ‘라임’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점을 그룹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여성 임원 등용 바람이 거세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김순실 상무보를 PB6본부장에 임명했다. 이는 12년만의 여성 임원 배출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도 1세대 여성 채권 매니저인 이미연 FI운용본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김미정 상무를 투자금융(IB)1부문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한 인사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으로 여성 임원 등용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이 결혼을 하면 대부분 일을 그만뒀던 과거와 달리 전문성과 커리어를 쌓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인력 풀이 넓어지고 있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 등으로 여성 사외이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