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30분은 양반" 기본 1시간 기다려야 하는 선별진료소…"춥고 식사도 포기"


입력 2021.12.26 06:59 수정 2021.12.23 13:05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시민·직장인들 "출퇴근 시간·점심시간 아니면 검사 받기도 힘든데…항상 줄이 너무 길어요"

"주말에는 일찍 끝나고 매번 기분 나쁘게 코를 찔려야 하는 것도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

미접종자 "방역패스 때문에 매번 검사 받는 것 정말 너무 불편해…안받으면 서울 시내 갈 곳 없어"

선별진료소 관계자 "최근 1~2주 새 검사인원 급증…방한 대책으로 등유 난로 마련했지만 한계"

퇴근시간 무렵 서울역광장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 대기줄은 항상 차단봉을 넘어서고 있다.ⓒ데일리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급증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아지고 있다. 서울 시내 어느 진료소를 가나 1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기다려야하는 대기줄에 시민들의 불만이 거세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대부분 식사도 걸러야 하는 고통에 직장인들의 한숨소리가 날로 늘고 있다.


특히, 식당과 카페 등 일부 다중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확대 적용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백신 미접종자들은 시설 이용을 위해 매번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에 맞춰 검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회사를 다니는 윤모(29)씨는 "요새 낮 시간대 여기(서울광장) 검사소는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 때문에 줄이 차단봉 밖까지 이어져 있다"며 "저도 점심식사는 포기하고 30분정도 기다렸다가 받았는데 주변에서 1시간도 기다렸다는 사람도 있어서 30분은 양반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경기도 일산동구에 거주하는 조모(38)씨는 "회사와 집이 멀어서 검사 받기가 힘들고 집 근처 보건소는 또 주말에는 너무 일찍 끝난다"며 "대기시간도 훨씬 길어졌는데 이제는 코로나 검사도 맘 먹고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같다"고 한탄했다.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힌 김모(26)씨는 "기저질환자라 백신접종을 미뤄왔는데 면접 때문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매번 기분 나쁘게 코를 찔려야 하는 것도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씨는 그러면서 "그렇다고 받지 않으면 솔직히 서울 시내 갈 곳이 없다. 오늘은 추위가 좀 덜한 편인데 지난 주는 너무 춥고 대기시간도 길어서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야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광장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데일리안

점심시간대 이후 어두워질 때까지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은 비교적 뜸해졌지만, 오후 6시께부터 시민들이 퇴근하고 검사를 받으러 밀려 오면서 다시 줄은 금새 길어졌다. 현재 운영 중인 선별검사소들은 대부분 오후 5시면 검사운영이 종료되지만 서울역광장, 서울광장에 있는 선별진료소는 평일 밤 9시까지도 검사가 가능하다.


퇴근 이후 아이들 3명을 데리고 서울역광장 선별진료소를 찾은 외국인 구모(44)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오늘 안으로 검사를 받으라고 권유해서 부랴부랴 왔다"며 "결과가 빨리 나와야 아이들도 학교를 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대 김모씨는 "입사하고 1일차인데 퇴근하고 급하게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백신접종 완료자지만 회사에서 검사확인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진료소에 들렀다"고 밝혔다. 또 다른 20대 이모씨는 "오늘 부산으로 여행 갔다가 올라왔는데 서울역 앞에 선별진료소가 있어서 혹시나 싶어 받으러 왔다"며 "의외로 줄이 꽤 길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비슷한 시간대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회사원 강모(30)씨는 "점심시간 대에도 진료소를 찾았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퇴근하고 다시 왔다"며 "직장인들이 출·퇴근시간, 점심시간 아니면 검사를 받기 힘든데 대기시간까지 길어져서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매번 시간 내 검사받으러 나오는 것도 회사에 눈치가 보인다"고 전했다.


회사원 천모(31)씨는 "오늘 회사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퇴근하고 검사 받으러 왔다"며 "사내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받으러 온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역광장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최근 1~2주 사이에 검사를 받고자하는 시민들이 급증했다"며 "일요일에는 운영을 안하는 선별진료소들이 많다 보니 다른 구의 사람들이 휴일에 (서울역광장 으로) 집중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운영 종료 시간인 밤 9시까지 간혹 줄을 끊어 기다리게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방한 대책으로 등유 난로를 마련했지만 대기줄이 지나치게 길 경우 한계가 있다. 최대한 (진료소 천막) 안쪽으로 들어오시게 하고 늘 난로를 가동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