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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결산-플랫폼] 독과점·노무 이슈에 규제까지…새 리더십으로 위기극복 모색


입력 2021.12.22 06:00 수정 2021.12.21 19:08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네이버-카카오, 시총 3위 다투며 고속 성장

골목상권 침해, 노무 이슈 등으로 골머리…상생안 내놔

규제 리스크 산적…40대 리더십으로 쇄신·글로벌 '올인'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오른쪽)이 지난 10월21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해 답변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불확실성이 산업 전반을 휘감은 한 해였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각 산업과 기업들은 비대면(언택트·Untact) 시대에 맞춘 다양한 사업 전략을 통해 생존을 모색했다. 올 한 해 산업계에서 발생한 이슈들과 현황을 분야별로 결산해본다.[편집자 주]


올 한 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문화 확산에 힘 입어 급성장한 가운데 성장통을 호되게 겪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 네이버는 노무 이슈로 논란이 일었고 국정감사에 소환돼 뭇매를 맞았다.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 공청화법 등 플랫폼 규제 법안이 추진되면서, 규제 리스크에 직면했다. 이에 두 플랫폼 모두 젊은 새 리더십을 영입해 조직을 쇄신하고 글로벌 확장을 공통 목표로 내걸며 위기 극복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시가총액 3위 쟁탈전 치열…연일 최고 실적


지난 6월 카카오는 처음으로 네이버를 제치고 장중 시가총액 3위를 기록하는 등 올해 양사의 시가총액 경쟁이 치열했다. 카카오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시총 10위권에서 맴돌았으나 불과 5개월여만에 6계단 이상 상승하며 매섭게 네이버를 추격했다.


이같은 시가총액 상승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핵심 자회사 상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웹툰-웹소설, 카카오모빌리티 등 각종 신사업 수익이 본격화되고 매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미래 성장성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네이버는 한달여만에 카카오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를 탈환했다. 이후 양 사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플랫폼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61조5988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카카오는 6위로 기록해 최근에는 다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광고를 비롯해 커머스·핀테크·콘텐츠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 초대규모 인공지능(AI) 등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플랫폼 수난시대…김범수·이해진국정감사에서 나란히 출석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택시 차량.ⓒ 카카오모빌리티

빠른 성장만큼 아픔도 컸다. 앞서 지난 5월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를 계기로 각종 고발이 잇따르면서 네이버의 조직 문화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미용실, 실내 골프 연습장, 택시, 퀵서비스, 꽃배달 등 사업을 전방위로 확장하던 카카오 역시 지난 9월부터 결국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논란의 불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사업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빠른 택시 배차 서비스인 '스마트호출' 비용을 기존 '1000원'에서 '0원~5000원'의 탄력요금제로 바꾼다고 공지했다가 논란이 되면서 철회했다.


또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가맹 택시에게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택시 사업의 유료 서비스와 수수료율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이밖에도 카카오가 택시·헤어샵·스크린골프 등 국내에서 사업 곳곳에 진출하고, 계열사를 올해 118개로 급격히 늘리면서 ‘문어발 확장’이라는 지적을 받기 시작했다. 중소상공인의 영역을 침투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이같은 양대 플랫폼의 논란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본격 도마 위에 올랐다. 김범수 의장,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각종 상임위원회에 호출되며 연일 고개를 숙였다. 특히 김 의장은 세 번이나 호출되면서 올해도 국정감사가 ‘구태’를 반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장은 각종 질타에 거듭 사과하며 "추가 상생방안을 신속히 발표하겠다", "글로벌 혁신에 대한 도전하고 미래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 등 발언 뒤 상생안 발표로 시정조치에 나섰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함께 일하는 직원, 돌아가신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사과드리고, 동료들에게 챙기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직장 괴롭힘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조직문화 변화를 약속했다.


이해진 GIO는 올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공감하며 소상공인 상생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 과의 역차별 문제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규제 리스크 직면...리더십 교체.조직 쇄신으로 대응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와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각 사

이같은 플랫폼 논란은 결국 규제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여당과 정부가 국회에서 1년째 표류 중인 온라인플랫폼 관련 공정화법안과 이용자보호법안 등 이른바 ‘온플법’ 처리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이에 IT업계는 조율 없는 성급한 법안 처리 과정에 즉각 반발하고 중복 규제를 문제 삼았다.결국 당정은 중복 규제 문제를 일부 수정하며 정기 국회 통과를 추진했으나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당정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온플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IT업계 반발이 거세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 대선이 임박한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는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같은 규제 리스크에 직면하고 각종 논란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조직 쇄신에 나섰다. 양 사 모두 40대 젊은 리더를 영입해 조직 혁신을 주도하고 플랫폼의 숙원인 글로벌 사업 확대를 공통 목표로 내걸었다.


카카오는 여민수 공동대표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류영준 대표는1977년생(만 44세)으로, 개발자 출신이다. 2011년 카카오에 개발자로 입사해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했고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 핀테크 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2017년 카카오페이 대표에 선임된 뒤 기업공개(IPO)까지 이끌었다.


카카오는 개발자 출신인 류 대표의 혁신 DNA를 살려 카카오 핵심 경영 목표 중 하나인 글로벌 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1981년생의 젊은 여성 리더인 최수연 책임 리더를 대표로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또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내정해 '투톱 체제'를 꾸렸다.


두 리더 모두 글로벌 전문 법조인 출신이며 해외 근무 이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두 리더 내정이 글로벌 진출을 주력하고 있는 이해진 GIO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트랜지션 태크스포스(TF)를 꾸려 연말까지 차기 글로벌 경영 계획과 인사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업계는 내년이 콘텐츠 사업 중심의 글로벌 확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는 상시적인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안정적인 협력 관계 구축 후에는 오히려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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