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보유자 0.01%가 27% 통제…美 국립경제연구소 보고서
가격변동 더욱 취약…일부 대형 투자자 시세 조종 가능성 확대
비트코인의 대형 투자자 쏠림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됐던 고래 투자자의 시세 조종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 국립경제연구소(NBER) 보고서를 인용해 0.01%의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전체 비트코인의 27%를 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MIT 슬론 경영대와 영국 런던경제대 공동 연구팀은 상위 1만개 비트코인 계좌에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 1900만개 중 500만개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약 2300억 달러(한화 약 273조9990억원)에 달한다.
WSJ은 부의 불평등이 가장 심하다는 미국에서 상위 1% 가구가 전체 부의 약 3분의 1을 소유한 것과 비교하면 비트코인 쏠림현상은 더 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형 고래들은 대세 하락기에도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며 몸집을 불려왔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포테이토는 비트코인을 약 12만개 보유한 고래 투자자가 지난 7일 1억4000만달러(약 2700개)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사들인 당시 시세는 5만 달러로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때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한 엘살바도르 역시 시세가 폭락하자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4일 150여개의 비트코인을 저점 매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앞서 엘살바도르는 지난 10월과 9월에도 각각 450개, 150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바 있다.
이처럼 대형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잇달아 나서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형 투자자에게 시세가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비트코인 소유의 집중화로 비트코인이 가격변동 위험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의 대부분이 극히 일부의 투자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1비트코인은 5956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2.7% 오른 수준이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도 5944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은 업비트에서 492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빗썸에서도 490만7000원에 거래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