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상무 2직급 도입
삼성전자發 파격 연장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일제히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등 앞서 삼성전자 인사를 통해 확인됐던 '뉴삼성'의 키워드가 금융계열사 인사에도 반영된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부사장과 상무로 각각 4명과 7명을 승진시키는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생명은 이번 인사에서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 전무와 부사장 직급을 통합, 임원 직급을 부사장·상무 2직급 체계로 단순화했다.
특히 46세인 박준규 글로벌사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아울러 김우석 금융경쟁력제고T/F 담당임원과 홍선기 디지털혁신실 상무, 홍성윤 보험운영실장도 함께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디지털과 글로벌사업 부문에서 부사장을 발탁해 미래 최고경영자 후보군의 다양성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역시 같은 날 배성완 GA1사업부장을 부사장에 선임하고 상무 8명을 임명하는 등 총 9명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배 신임 부사장은 영남대를 졸업하고 1992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CPC기획팀장, 경기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화재는 영업과 보상 등 주요 현장 부문에서 승진자를 고르게 배출했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젊은 리더 양성을 위해 기존 전무·부사장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고 여성 인력을 지속해서 발탁하는 등 조직 내 역동성과 다양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장재찬 금융신사업본부장 부사장 등 4명이 승진했다. 성과주의 인사 기조에 따라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성과가 뛰어나고 우수한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했으며, 성과뿐 아니라 임원으로서 자질과 사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삼성증권에서는 이종완 경영지원실장과 조한용 삼성자산운용 고객마케팅부문장이 부사장으로 발탁됐고, 3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하형석 기금사업부문장과 하지원 전 삼성생명보험 자산PF운용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역시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사상 최대실적 달성에 기여한 성과 우수 인재를 승진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이번 임원 인사는 40대 부사장과 30대 상무 등 젊은 리더를 과감하게 앞세운 삼성전자발 세대교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대표이사 3명을 교체한 사장단 인사에 이어 9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68명과 상무 11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198명이 승진했다.
해당 인사에서는 삼성전자를 이끌 최고경영자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부사장이 40대에서만 10명이 배출되며 눈길을 끌었다. 30대 상무도 4명이나 발탁됐다.
올해 인사를 통해 삼성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달 22일 미국 출장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