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강릉중앙시장
어릴 적 추억 새겨진 시장 곳곳 누비며
감자떡·튀각·벌꿀 등 구입
시장 안에서 '이모할머니' 만나기도
"강릉의 외손이 무도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교체하겠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중앙시장을 찾아 정권교체를 약속했다.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시장에 모인 인파는 "윤석열"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윤 후보는 연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이 거리가 저의 외가가 있던 곳이고, 여기 중앙시장은 제가 어릴 때 제 할머니의 가게가 있는 곳"이라며 "강릉 거리에 내리면 걸어와서 먼저 할머니 가게부터 가서 인사를 드리고 어릴 때 늘 놀던 곳"이라며 주먹 쥔 두 손을 들고 정권교체를 외쳤다.
이날 강릉시장은 윤 후보를 보기 위해 모인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부산 방문 당시 입었던 '빨간색 후드티'를 맞춰 입고 나와 윤 후보를 응원하기도 했다.
윤 후보 측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거리두기'라고 적힌 팻말 등을 들고 안내했으나, 윤 후보가 발길을 옮길 때마다 인파가 몰려 통행이 제한됐다.
윤 후보는 '강릉의 외손'답게 중앙시장에 대해 잘 아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한 식당 앞을 지나가면서는 "여기서 감자전 좀 해오라"고 말했다.
한 건어물집 앞에서는 '이모할머니'와도 만났다. 그는 의자에 앉아 있는 이모할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인사를 하며 "아이고 추운데 이렇게 나오셨냐. 올해 아흔 다섯이신가? 추운데 이렇게 나오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윤 후보의 이모할머니가 "얼굴을 보려고 나왔다"고 하자, 윤 후보는 "제가 집에 들르면 되지. 추워서 안 된다. 얼른 모시고 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북새통이 된 시장통을 이동하면서도 최대한 상인들의 사인 요청이나 사진 요청에 응했다. 그는 한 60대 여성이 손녀를 안아 들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아이를 번쩍 안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또다른 70대 여성이 "후보님 사진 찍어주세요! 우리 손주들이 보고 있어요"라며 윤 후보를 붙잡자 윤 후보는 멈춰서서 촬영에 응했다.
윤 후보는 시장 1, 2층을 두루 돌며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시장에서 감자떡 다섯 팩, 다시마튀각 다섯 봉지, 벌꿀 한 통 등을 구매했다.
벌꿀 한 통을 구매하면서는 상인이 "천 원을 깎아드리겠다"고 하자 "아니다"며 수행원에게서 천 원을 받아 정상 결제했다.
오후 6시 20분께 시장에 도작한 윤 후보는 약 40분 동안 시장을 둘러본 뒤 한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나서 시장을 떠났다.
윤 후보를 보기 위해 나온 일부 지지자들은 인파가 몰리며 위험해지자 "후보를 계속 따라다니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며 자리를 피하면서 짙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60대 지지자는 "얼굴을 보려면 낮에 왔어야 하는데 밤에 왔다. 얼굴을 못 봐서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날 일정에는 이곳이 지역구인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과 유상범 의원(초선·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이만희 의원(재선·경북 영천·청도),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윤 후보는 이날 강릉 안목 카페거리의 한 카페에서 청년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강릉은 제가 어릴 적에 방학 때 와서 계속 지낸 곳이고, 가장 추억과 애정이 많이 깃든 곳"이라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제가 고향이라고 하면 두 군데다. 충청과 외가인 강원도"라며 "제가 영남권으로는 경선 때도 다른 지역보다 많이 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강릉 방문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