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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신인’ 정윤주, IBK로 침체된 배구계에 활력 불어넣나


입력 2021.12.02 14:13 수정 2021.12.02 14:14        인천 삼산체육관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흥국생명 신인 정윤주, 페퍼저축은행 상대로 20득점 맹활약

대구여고 신인 3인방 중 가장 두각, 흥국생명 차기 에이스 예약

흥국생명 신인 정윤주. ⓒ KOVO

선수단 내부 불화에 이어 감독에 대한 항명 파동으로 실망감을 안긴 IBK기업은행 사태로 침체된 여자프로배구가 대형 신인의 등장으로 새로운 활력이 생기고 있다.


흥국생명은 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1(26-24, 25-18, 23-25, 25-14)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길고 길었던 6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3승(9패) 째를 거두고 5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팀의 6연패 탈출 일등공신은 신인 정윤주였다. 그는 이날 개인 최다인 20득점에 51.61%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사실 정윤주는 입단 당시에는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박사랑(1라운드 1순위), 서채원(1라운드 3순위·이상 페퍼저축은행)과 함께 대구여고 3인방으로 눈길을 모았지만 동기들과는 달리 2라운드 3순위(전체 9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것은 정윤주였다. 전체 1순위 박사랑이 발목 부상으로 아직 프로데뷔도 하지 못한 반면 정윤주는 흥국생명에서 점차 기회를 얻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선두 현대건설과 경기서 무려 15득점을 따내며 팀 공격을 주도한 그는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프로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흥국생명이 19-23으로 끌려가던 1세트에는 무려 3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는 임팩트를 보여주며 배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경기 후 적장 김형실 감독은 “정윤주에 대한 블로킹 타이밍을 전혀 못 맞췄다”며 실력을 인정했다.


정윤주가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KOVO

정윤주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공격력 하나만큼은 인정 받은 선수였다. 반면 리시브 등 수비에서는 아직 약점이 뚜렷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정윤주의 활약에 대해 “뭣도 모르고 한 거다. 알고 하면 안 됐을 것”이라 농담하며 “윤주 앞에는 부담이 덜한 선수를 세워둘 수밖에 없다. 선수가 성장하려면 기회가 왔을 때 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범한 선수가 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공격적인 부분은 고등학교 때도 좋았다. 다만 프로는 공격만 가지고 되는 부분이 아니다. 신장 열세가 있는데 점프력이 있는 아이라 블로킹 시 체공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정윤주 역시 “공격에는 자신이 있다. 점프력도 장점”이라고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벌써부터 에이스 기질이 엿보인다.


클러치 상황에서는 “내 손으로 끝내려했다”며 신인다운 당돌함을 보여줬다. 첫 수훈선수 인터뷰인 만큼 다소 수줍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래도 할 말은 다할 줄 안다.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정윤주는 “꼭 신인왕을 하고 싶다. 그만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주의 롤모델은 ‘배구여제’ 김연경(중국 상하이)이다.


평소 KGC인삼공사 이소영의 경기 영상을 챙겨본다는 정윤주에게 롤모델이냐 물어보자 수줍게 김연경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롤모델은 연경 언니다. 리시브까지 되는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정윤주가 침체된 여자배구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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