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 LTE ‘동영상’ 대세…5G 속도 체감 서비스 없어
SKT ‘이프랜드’로 경쟁 포문…제2의 ‘제페토’ 나오나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 ‘킬러 콘텐츠’로 메타버스가 부상하고 있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앞세워 가상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메타버스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뜻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다.
궁극적으로는 이곳에서 현실처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현금처럼 거래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먼일처럼 느껴졌지만 5G로 초저지연,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고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타버스 시대가 더욱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SK텔레콤과 쪼개진 SK스퀘어는 전날 유가증권시장 재상장을 맞아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하고 2대 주주에 올랐다. 코빗은 가상자산거래 서비스 이외에도 대체불가토큰(NFT)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와 OTT ‘웨이브’, 음원 서비스 ‘플로’, 앱마켓 원스토어 등과 연계해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프랜드는 본인의 아바타를 설정해 꾸미고 룸(방)을 개설해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회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프랜드와 코빗타운의 가상자산거래소를 연동하면 여기서 가상재화를 구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웨이브·플로·원스토어가 가진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자산들을 NFT 거래 마켓을 통해 구매하고 소장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KT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해 대응에 나섰다. 메타버스 원팀에는 KT를 비롯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관련 사업을 하는 딜루션·버넥트·코아소프트·위지윅스튜디오·스마일게이트스토브를 비롯한 9개 기업과 국내 VR·AR 기업들의 연합체인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5G 기반 킬러 서비스 강화를 통해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진행 중이다. 스포츠와 홈트레이닝 서비스, 메타버스 서비스 등을 활발히 준비하고 있으며 키자니아 등과 협업해 키즈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메타버스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연내 5G 가입자 2000만명 달성이 유력하지만 여전히 품질이 미흡한 상황에서 마땅한 효용 없이 비싼 요금제만 내고 있자는 소비자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세대 이동통신(3G)에서 롱텀에볼루션(LTE)으로 바뀔 당시에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킬러 콘텐츠로 떠올랐었다. 3G의 속도로는 고화질 동영상을 감상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빠름빠름빠름~” 광고처럼 속도가 개선된 LTE로의 교체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2019년 5G 상용화 당시 등장했던 광고인 “20배 빠른 5G”는 실현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는 LTE 대비 4~5배 빠른 속도가 나오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큰 폭의 개선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이를 체감할 마땅한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다. 동영상 감상은 이미 LTE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게임 등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들은 5G의 빠른 속도와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을 체험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라며 “해외에서는 ‘로블록스’가, 국내에서는 네이버 ‘제페토’가 시장을 선점했고 추후 다른 플랫폼들과 경쟁하며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