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두가격 9년 만에 최고 수준, 우윳값‧인건비 등 상승 잇따라
본사 일괄 구매하는 프랜차이즈 대비 개인 카페는 비용 부담↑
최근 커피 원두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시장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 압박이 상대적으로 큰 개인 소규모 카페가 줄고,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위주로 시장 구조가 바뀔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국제원두가격은 작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상 기후와 물류대란 여파로 브라질, 베트남, 에티오피아 등 주요 산지원두 공급이 감소한 탓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우유값도 인상됐고 구인난으로 아르바이트 등 종업원 시급도 작년에 비해 10~20% 정도 오른 상황이다.
개인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는 반응이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늘어난 손님보다 원재료와 인건비 등 비용 인상 폭이 더 크다 보니 오히려 손해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10년 가까이 카페를 운영했지만 원두 값이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이전에 비해 30%는 넘게 오른 것 같은데 공급업체에서는 당분간 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해 걱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어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공급해주니 어느 정도 원재료 인상에도 버틸 수 있지만 개인 가게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당장 우유만 해도 근처 마트나 온라인으로 주문해 구입하는데 이달부터 이미 가격이 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저가 원두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조금 아끼겠다고 단골손님을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가격을 올리자니 프랜차이즈 업체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개인 카페 업주들은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저임금 인상에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본격화 될 경우 인건비 등 비용 지출이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반면 대량 구매로 가격을 낮출 여지가 있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상황이다. 주요 업체 중 아직까지는 가맹점에 공급 가격 인상을 통보한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한 관계자는 “원두 가격 인상이 장기화될 경우엔 버틸 재간이 없다”면서도 “가맹점이 많은 업체일수록 한 번에 구매하는 양이 많다보니 소규모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원부재료 인상 압박을 덜 받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일부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원두 가격 인상을 계기로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 시장 재편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도 프랜차이즈 업체 비중이 높지만 갈수록 개인 소규모 카페를 찾아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커피전문점 외에 편의점, 베이커리 전문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커피 판매에 나서면서 저가를 내세워 경쟁하는 소규모 카페들은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시장 초기 대부분의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프리미엄을 지향했다면 최근에는 가성비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면서 “소규모 개인 카페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앞세우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요즘처럼 커피 원두 같은 원재료 비용이 계속 인상되면 차별화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버티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필연적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