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2년 기다렸는데..’ 20초 만에 허무하게 날아간 포항의 꿈


입력 2021.11.24 08:46 수정 2021.11.24 08:47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12년 만의 정상 탈환 나선 포항, 결승서 알힐랄에 0-2 패배

크베시치 볼 컨트롤 미스로 20초 만에 선제골 허용한 게 결정적

ACL 준우승에 그친 포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렸던 포항 스틸러스의 꿈은 20초 만에 허무하게 날아갔다.


포항은 24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0-2로 졌다.


이로써 2009년 우승 이후 12년 만에 이 대회 결승에 오른 포항의 ACL 네 번째 우승은 물거품이 됐다.


포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알힐랄이 1991시즌, 1999-2000시즌, 2019시즌에 이어 통산 4번째로 정상에 올라 ACL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포항은 당초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올라오는 돌풍을 일으켰고, 내심 우승까지 바라봤지만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포진한 알힐랄과 전력 차이가 뚜렷했다.


특히 경기 초반이 아쉬웠다. 킥오프 20초 만에 나세르 알다우사리에게 기습적인 중거리포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포항이 수비 쪽에서 걷어낸 공을 크베시치가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면서 공을 소유하는 데 실패했고, 알다우사리가 빈틈을 노려 공을 가로챘다. 이어 포항 골문 쪽으로 내달린 알다우사리는 약 30m 지점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포항의 골문을 열었다. 20초 만에 기습 중거리슈팅을 얻어맞은 포항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포항 김기동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도 재빨리 반격에 나섰다. 전반 12분 신진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으며 가라앉았던 포항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알릴할 원정서 선제골을 얻어맞고 만회골을 터뜨리는 게 쉽지는 않았다. 약 6만 8000명이 들어올 수 있는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는 이날 구름 관중이 모여들어 홈 팀 알힐랄을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특히 관중들은 포항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내며 괴롭혔다.


포항도 나름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방적인 응원과 야유를 대비했지만 실전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였다.


여기에 석연치 않은 판정까지 겹치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흐름이 끊겼다. 일방적인 홈 관중 응원에 홈 텃세까지 겹치면서 포항은 힘든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킥오프 20초 만에 전혀 예상치 못한 실점으로 경기 초반 흐름을 상대에 내준 게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포항의 2009년 우승 당시 멤버였던 김기동 감독은 이번 경기를 통해 선수와 지도자로서 ACL 우승을 노렸다. 김 감독은 포항 지휘봉을 잡은 지 세 시즌 만에 팀을 ACL 결승으로 이끌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