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출신 인사 단행…재무·인사 부문 등 신규 임원 4명 배치
제품·기술·R&D 등 현업 임원은 유지…경영 안정화 및 재무구조 개선 박차
조영철 사장 체제로 재편한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임원 재배치를 통해 경영 안정화에 힘 쏟고 있다. 제품·기술·R&D 부문 등에서는 기존 임원을 유지하면서도, 재무·인사 부문 등에 현대중공업그룹 출신 임원을 등용해 재무 안정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17일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미등기임원에 현대중공업그룹 출신 임원 4명이 새로 자리했다.
새로 배치된 임원은 김민호 구매총괄 전무(현대오일뱅크 출신), 이종윤 재무관리 상무(한국조선해양 출신), 이윤석 전략&디지털혁신 상무(현대중공업지주 출신), 김기형 HR 상무(현대케미칼 출신) 등이다. 유준호 엔진BG 부사장, 이동욱 기술원 부사장 등의 임원은 그대로 유지됐고, 기존 고석범 재무관리 부사장과 배준화 경영혁신 부사장(두산신협 출신), 박준영 HR 전무(두산중공업 출신)를 포함한 8명은 회사를 떠났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월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된 후 10월 조영철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 조영철 사장과 오승현 부사장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조영철 사장은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현대오일뱅크 경영본부장,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재무 전문가다. 오승현 부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연구·제품개발을 주로 담당한 엔지니어 전문가로 알려졌다.
제품·기술·R&D 등 부문에서는 기존 임원을 유지하면서도 재무관리 등의 임원에 변화를 준 것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조 사장은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은 약 382%로, 지난 1분기 173%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월 액면가 5대 1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와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취임 인사격 편지를 통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진행하고 있는 유상증자 는 마라톤을 뛰기 위해 체력을 다지는 것”이라며 “일시적 분할로 불안정해진 재무구조를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개선함으로써, 신용등급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진행된 무상감자에 따라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주식거래는 같은 달 8~25일 중단됐다가 26일 재개됐다. 8000억원(1억15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는 청약을 거쳐 다음달 28일 신주 상장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은 DICC 20% 지분 취득 및 차입금 상환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및 친환경 기술 투자에 사용된다.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미래 기술 확보에도 힘 쏟는다. 차세대 건설기계 시장을 선점을 위해 무인 자동화 및 전동화 기술에 투자, 2025년까지 ‘건설기계 톱5’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조 사장은 "무인, 자동화 기술 등은 차세대 건설기계 시장 선점을 위해 중요하다"며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하고,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되는 자금은 미래 기술 투자와 선진시장 영업망 확대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