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낳은 아이를 입양 보낸 뒤 십 여 년이 흐른 지금 다시 찾아보고 싶다는 한 여성의 사연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십몇 년 전 입양 보낸 아이를 찾는 것, 너무 이기적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20대 초반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출산을 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수술시기를 늦게 알기도 했고, 의지할만한 가족도 딱히 없었고, 아이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커서 출산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며 "무책임한 일이라고 욕먹어도 싼 데, 그 당시에는 상황이 너무 복잡했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키울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아이를 해외로 입양을 보낸 A씨는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친구와도 헤어졌다고.
A씨는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는 다 쓰지 못하겠지만, 아이 아빠였던 남자친구와 한참이 지나서 재작년에 재회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짧은 결혼 생활을 겪은 뒤 이혼을 한 번 했다는 것.
이후 다시 만난 A씨와 남자친구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고, 현재 뱃속에 있는 아이를 포함해 두 아이를 두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임신 중이어서 호르몬이 날뛰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래 전 낳아서 입양 보낸 아이가 너무 그립다"며 "올해 한국 나이로 중학교 1학년이 됐을 텐데 너무 보고 싶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A씨의 남편은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상황은 똑같았을 것이다' '더 이상 보낸 아이는 생각하지 말자'고 당부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해외 어느 국가로 입양 갔다는 것만 안다"며 "지금 당장 찾아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런데 너무 보고 싶다. 찾아보고 싶고 그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요. 그냥 잊고 사는 게 최선일까요?"라며 현실적은 조언을 부탁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 다수는 "책임져 줄 상황이라면 꼭 찾길 바라지만 단순 안부 정도만 알고 싶고 책임져 줄 형편이 아니라면 찾지 말라" "중학생이라면 감수성 예민할 때라 무작정 찾는다면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듯" "아이도 부모도 안타깝습니다만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찾는 건 경솔한 듯 합니다" "아이가 정체성을 알고 싶어 한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시기에 대해선 좀 더 고려해보세요" 등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행동하기를 권유했다.
또한 "양부모와 먼저 만나 상의하고 합의한 후에 상황을 전달하는 건 어떨까요" "아이가 낳아준 친부모를 찾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도록 유전자 검사를 기록해 놓으세요. 어느 나라로 갔는지 모르지만 그 나라 언어라도 배워놓으시고요" 라고 조언을 남긴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지난 5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입양 아동의 절반 가까이가 해외로 입양됐다. 2019년 기준 전체 입양아동 704명 중 317명(45%)이 해외로 떠났으며, 2006년 이전까지는 해외입양이 전체 입양의 69.8% 수준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