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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예고편…글로벌 공급난에 물가 위기 본격


입력 2021.11.15 15:30 수정 2021.11.15 15:33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연간 관리목표치 2.0% 초과 확실

미국 CPI, 31년 만에 최고 폭 상승

중국 PPI, 최고치 한 달 만에 갱신

10월 소비자물가가 3.2% 오르며 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물가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뉴시스

올해 연평균 물가 상승률이 정부 관리목표치인 2.0%를 웃돌 게 확실시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 확장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지속 상승 중이다. 지난 4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2.0% 아래로 떨어진 적 없다. 4월(2.3%), 5월(2.6%), 6월(2.4%), 7월(2.6%), 8월(2.6%), 9월(2.5%)까지 6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하다 10월에는 3.2%까지 뛰었다.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 10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대비 4.6% 올랐다. 이 또한 2011년 3월(4.7%)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미국 등은 우리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년동월대비 6.2% 올랐는데 이는 1990년 12월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전월 대비로는 0.9% 올랐다. 이 또한 시장 예측(0.6%)을 뛰어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6%, 전월보다 0.6% 각각 증가했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다. 휘발유 등 연료 가격이 전월대비 12.3%, 전년대비 60% 가까이 치솟았다. 중고차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넘게 오르면서 미국 물가 상승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도 비슷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13.5% 올랐다.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지난 9월 10.7%로 역대 최고 상승 기록을 한 달 만에 갱신한 것이다.


중국 PPI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반등 중이다. 지난 5월 9.0%를 시작으로 6월 8.8%, 7월 9.0%에 이어 8월에는 9.5%를 기록했다. 중국의 물가 상승은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도 터키 19.9%, 브라질 10.7%, 러시아 8.1%, 일본 8.0%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폭등하는 물가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 세계 물가 급등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국이 추진한 확장 재정 영향이 크다. 백신 보급이 속도를 높이면서 늘어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는 강하게 회복하는 데 비해 생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국가 간 자원 경쟁으로 일부 원자재 공급난이 악화하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연일 치솟는 국제유가는 지금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로선 전망이 밝지 않다. 경기와 물가, 금리라는 변수들이 얽히다 보니 문제 해결 실마리 찾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을 해결해야 하는데 나라별 상황이 엇갈리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공급망 병목현상이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내년까지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할 정도다.


우리나라에 특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미국 물가 상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노동력 부족은 단기간 해결이 어렵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단기에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최근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로 인해 공급망 위기가 수개월 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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