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거부 vs 적극적
과거모습과 달라진 李, 尹
“대변인이 할게요” (지난 11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대통령이 돼도 하겠다” (지난 11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두 명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백브리핑(비공식적 브리핑)’에서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국회 행사가 끝난 후 백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변인이 할게요”라고 말하며 현장을 떠났으며, 윤석열 후보는 봉하마을 방문 후 백브리핑에서 ‘이재명 후보가 백브리핑을 받고 있지 않고 있다’는 질문에 “저는 대통령이 돼도 (백브리핑을) 하겠다”며 언론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백브리핑은 공식 브리핑이 끝난 후 취재진과 비공식적으로 이어지는 브리핑으로 주로 현안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질의응답이 오간다.
평소 이 후보는 취재진과의 만남을 피하지 않고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했지만 최근에는 언론과의 접촉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일 측근인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검찰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부터다.
이 틈을 파고든 윤 후보는 언론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애초에 예정된 한 개의 백브리핑 외에 추가적인 백브리핑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날 공지에는 봉하마을 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이후 백브리핑이 있다고 알렸지만, 당일 오전 목포 김대중노벨상기념관 일정에서도 백브리핑이 추가됐다. 윤 후보는 하루에 백브리핑을 한 번 이상 진행하지 않았었다.
그동안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 등을 최소화하며 언론접촉을 달가워하지 않은 이미지로 대표됐다. 국민의힘 대선경선 동안 광화문 ‘이마빌딩’에 꾸려진 캠프에 기자실을 마련하지 않은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여의도 캠프에 기자실을 마련한 것과 대비됐다.
윤 후보의 언론 대응에 대한 변화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백브리핑을 거부하고 있는 이 후보와 차별화를 보이며 ‘소통’에 능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선대위는 설화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당분간 이 후보에게 백브리핑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측은 언론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을 만들어 백브리핑을 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불통 논란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13일 부산 유엔 기념공원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응했다.
국민의힘 “기자단 무시=청년 세대 무시”
국민의힘은 12일 이 후보가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기자단 무시는 청년 세대를 무시한 것과 같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인들이 단 한 명도 없다”며 “경청하겠다는 메시지를 SNS에 올린 이 후보의 모습과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전날 이 후보가 국회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간담회가 끝난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한 기자가 “여기 있는 기자들도 다 2030인데 그렇게 얘기 안하고 가시면 어떻게 해요”라고 말한 것과 연관해 비꼰 것이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오죽하면 기자단 가운데 한 명이 현장 기자들이 모두 2030이라 항변하며 대답을 요구하는 일이 다 생겼겠냐”며 “언론개혁을 부르짖으며 언론재갈법을 밀어붙인 민주당의 행태에 이어, 정작 불리하면 피하기부터 하는 이 후보 측의 언론관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