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종·1만545마리 맹금류 이동 확인
국립생물자원관은 인천 옹진군 소재 소청도에서 맹금류 이동조사를 벌인 결과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벌매 8497마리의 이동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맹금류인 벌매는 전국 전역의 숲이나 초지에서 볼 수 있는 수리과 조류다.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통과한다.
현재 국내에 사는 맹금류는 맷과, 수리과, 올빼밋과 등 육식성 조류 50종이다. 이 가운데 21종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4종, Ⅱ급 17종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소청도에서는 벌매 8497마리를 비롯해 18종 1만545마리의 맹금류 이동을 확인했다. 이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2019년부터 소청도에서 맹금류를 조사한 이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소청도에서 확인된 총 18종 1만545마리의 맹금류 가운데 벌매는 8497마리(80.6%)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말똥가리 527마리(5%), 새호리기 406마리(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맹금류 전체 마릿수는 지난 9월 10일 첫 조사에 79마리를 관찰한 것을 시작으로 9월 26일 2032마리로 늘었다. 다음 날인 9월 27일에는 2286마리까지 확인했다.
국가철새연구센터 연구진은 올해 소청도에서 지난해보다 벌매가 약 9배 이상 관찰된 이유에 대해 번식지 상황이 좋아지고 소청도의 기상 조건이 상승기류를 타는 맹금류의 이동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관측된 개체 수가 늘어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벌매가 주로 번식하는 중국, 몽골,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 정보를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위치한 옹진군 소청도는 벌매의 국내 최대 이동지역이며 장거리를 이동하는 맹금류 조사에 최적의 장소”라며 “지속적인 조사와 생태 연구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맹금류의 보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