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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야당발 재난지원금 논란에 불편한 기재부


입력 2021.11.03 15:09 수정 2021.11.03 15:12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여당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공론화

“규모, 절차 등 당 차원에서 검토”

기재부, 정치권 압박 내심 불편

“부총리 없는데 이런 논란 부적절”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지급절차가 시작된 지난 9월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서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자 기획재정부는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급으로 편성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비판이 높은 상황에 재난지원금까지 가세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들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가 제안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가 말한 것처럼 (지난번 재난지원금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충분하지 않은 지원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 정책본부에서 규모, 절차 등에 대한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일에는 이재명 후보가 직접 나섰다. 이날 이 후보는 국회에서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원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내년 3월 대통령선거 전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하면 (재난지원금) 규모가 작은 편이고 국민 위로와 경기 활성화의 목적에 공감하는 바가 많다”며 “대선 전에도 정부와 국회의 합의가 있으면 얼마든지 (재난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여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에 기재부는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한국경제설명회(IR)차 영국을 방문 중인 상황인 만큼 재난지원금 관련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홍 부총리가 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리 디론 아태·중동·아프리카 총괄을 만나 안정적 재정 운용을 강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난지원금을 우회적으로 반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단 여당에서도 이제 논의를 시작했고 아직 우리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부총리께서 돌아오시면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현재 국회에 제출한 (2022년) 예산안만 하더라도 ‘역대급’이니 ‘나라빚 1000조원 시대’니 하는 마당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기엔 무리가 따르지 않겠나 싶다”며 “5차 재난지원금도 지급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안 됐는데 6차 (재난)지원금을 말하긴 쉽지 않을 것 같고 무엇보다 부총리도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 게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부총리 부재로 난감한 기재부를 대신해 김부겸 총리가 나섰다. 김 부총리는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해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며 “막 주머니 뒤지면 돈이 나오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며 비판적 의견을 전했다.


그는 “1년 반 이상 피해가 누적된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 손실보상법으로 도와드릴 수 없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정부로서는 250만 명 내지는 300만 명 정도 되는 이분들을 어떻게 돕느냐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재정 당국이 늘 국민들한테 미움을 받고 있다. 재정 당국의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돈이, 쓸 수 있는 재원이라는 게 뻔하다”며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막 뒤지면 돈이 나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나”고 덧붙였다.


다만 “금년 예산이 2달이면 집행이 끝난다. 이 부분에서는 더는 여력이 없다”며 “내년 예산은 국회에서 심사 중이니 국회에서 논의를 해주면 모르겠다”고 말해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을 열어놨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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