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TBS FM채널은 상업광고를 할 수 없고 방송발전기금 지원 못받아"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이번처럼 의회와 소통없는 예산편성 없었다"
오세훈 "독립선언한 지 2년, 명실공히 독립해야…재정자립도 높은 KBS·EBS 사례 참고"
"상업광고 허용 대목은 TBS 사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방송인 김어준씨가 내년 TBS(교통방송) 출연금 예산을 대폭 삭감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상업광고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오 시장에게 관련 논의를 위해 방송 출연을 권유했다.
김씨는 2일 자신이 진행하는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대담하면서 "오세훈 시장님이 (TBS가)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그리고 (예산을) 삭감한다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TBS FM채널은 상업광고를 할 수 없고 방송발전기금도 지원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오세훈 시장이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재정적 토대를 만들어 주고 예산 삭감을 해야 정당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다"며 김씨에게 오 시장을 프로그램에 초대해보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씨는 "나오셨으면 좋겠다. 시장님, 왜냐하면 저희도 애로가 많다"고 했다.
김씨는 김 의장과 인터뷰를 끝내면서도 거듭 "의장님,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며 "저희가 광고를 못 받게 되어 있는데 예산을 다 자르면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은 "시장님보고 TBS하고도 소통해보시라고 건의를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 의장은 "이번같이 서울시에서 예산을 편성하면서 의회와 소통이 없었던 적이 없다"며 "또 이번 예산 건으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김어준씨는 이날 생방송에 지각했다. 이에 정연주 아나운서가 대신 투입돼 약 15분여간 방송을 이어갔다. 오전 7시 20분쯤 나타난 김씨는 "지각했습니다. 올해는 다시는 지각하지 않겠다. 내년엔 잘 모르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서울시는 내년도 TBS출연금을 올해 375억원에서 약 123억원 삭감한 252억여원으로 편성해 전날 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에서 독립했지만,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2022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TBS가) 독립된 언론의 힘으로 정부 정책이나 서울시 정책에 대해 가감없는 비판, 대안 제시를 하려면 재정 자립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고 그 힘은 광고 수입으로부터 나온다"며 삭감 취지를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그런 의미에서 (TBS는) 이미 독립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명실공히 독립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예산을 (삭감해) 책정했다"며 “재정자립도가 높은 EBS와 KBS 등 공영방송의 사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TBS의 독립을 심의하는 과정에서도 회의록을 보면 재정자립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광고를 충분히 함으로써 재정자립을 한다는 것이 자주 논의되고 있다"며 "TV나 e-FM의 경우 상업방송이 허용되고 있고 FM 라디오의 경우 상업광고가 허용되지 않고 있는데, (TBS) 사장의 좀 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