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이은지·박재정·아누팜 등
새 게스트들로 형성하는 공감대
‘나 혼자 산다’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스타 섭외로 화제성을 높이기보단, ‘새 얼굴’을 찾아 공감 가능한 일상들을 선보이고 있다. 멀어진 관심을 되찾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한 ‘나 혼자 산다’가 장수 예능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은 시즌제 예능들도 보편적으로 제작되고 있지만, 그동안 대다수의 예능들은 박수칠 때 떠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콘셉트로 사랑을 받다가,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초라하게 퇴장을 하곤 했다.
장수 예능들은 지금도 그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 5년 3개월을 이어온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비디오스타’가 종영을 했다. 긴 시간 MBC에브리원의 간판 예능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5주년을 넘기면서부터는 한계를 마주하기 시작했다. 이미 나왔던 게스트가 다시 나오는가 하면, 긴 시간 같은 포맷을 유지하다 보니 대화 패턴이 예상된다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더 이상 연예인들의 토크 쇼를 원하지 않는 시청 흐름과도 맞물려 결국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종영을 하게 됐다.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도 4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영업 태도나 위생 문제 등 자영업의 기본도 지키지 않는 식당 주인들이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고, 변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지며 흥미를 자아냈으나 이 역시도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시청률 하락, 각종 논란을 반복하다 결국 연내 종영을 결정했다.
종영이 결정된 두 프로그램 외에도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JTBC ‘아는 형님’ 등 다수의 장수 예능들이 시청률과 화제성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가운데, 마찬가지로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닌, 고정 출연진들 간의 케미를 강조하다 본래의 목적을 잊고, 스타 섭외를 통한 화제성에만 집중하다 공감을 잃었던 ‘나 혼자 산다’는 최근 ‘초심’을 되찾겠다며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들이 우선 신경을 쓰는 부분은 게스트 화제성이 아닌, 공감할 만한 일상에 방점을 찍고 새 얼굴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의 허항 PD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찾는 걸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신선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사람들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또 무지개 회원으로 자주 나올 수 있는 회원들을 발굴하는 것이 90% 이상인 것 같다”며 가장 큰 숙제로 ‘새로운 인물 발굴’을 꼽았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독립 7개월 차인 코미디언 이은지는 자취 새싹들의 공감을 끌어냈으며, 한국 생활 11년 차 ‘오징어 게임’의 알리 역의 아누팜 프리파티는 친구들을 초대해 소소한 파티를 하는 모습으로 추억을 자극했다. 최근 회차에서는 박나래의 절친 신기루가 게스트로 출연, 오랜만에 만난 절친과 마음을 담은 선물들을 나누는 등 소소한 일상을 통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드라마틱한 시청률의 변화는 아직 볼 수 없지만, ‘현실적이다’, ‘나도 대학 시절엔 저랬었다’는 반응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 혼자 산다’가 최근 실패했었던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다시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대다수의 장수 예능들은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변화를 주지 못해 초반 응원해준 시청자들의 관심을 잃곤 했다. 비슷한 전개, 그림을 피하고자 시청자들의 열광 포인트를 놓쳐 외면을 받곤 했던 것이다. 시청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며, 변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나 혼자 산다’가 위기를 겪고 있는 장수 예능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