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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총통 '미군주둔' 발언에 동아시아 정세 '출렁'


입력 2021.10.30 13:09 수정 2021.10.30 11:09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바이든 EAS에서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 약속"

中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美 내정 간섭 반대"

더 격해진 미중 갈등…"무력충돌 가능성도" 거론

중국과 대만 사이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픽사베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자국 내 미군 존재를 공식 인정한 파장이 중국과 대만 관계는 물론 미중갈등까지 가열시키고 있다. 미국과 대만의 밀착에 맞서는 중국의 압박은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당장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며 "이를 지지하는 것 역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만을 통해 중국을 억제하려는 환상을 가지고 대만군과의 실질적 군사 관계를 확대할 경우 중국은 반격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29일자 사설에서 "미군이 대만에 주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레드라인'"이라며 이에 대해 "대만과 미국은 중국의 마지노선이 엄숙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경고는 대만 내 미군이 고정주둔으로 이어지거나 확대될 경우 '레드라인'을 넘어 무력충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환구시보는 "민진당(대만 집권당)이 '92공식'(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되 표현을 각자 알아서 한다는 1992년 중국과 대만 측의 합의)을 거절하고, 미국이 대만의 행태를 지지하고 종용하면 곧 무력을 사용해 대만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 인민해방군은 28일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가 실시한 실탄 사격 훈련의 기록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중국군 군용기 7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고, 27일에도 대만 ADIZ에 중국군 전투기가 출현했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중국 국기 오성홍기 ⓒ연합뉴스
대만해협 미중 군사적 갈등 고조
한반도 정세도 예상치 못한 변수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27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대만의 방어 능력을 증강할 목적으로 미국과 광범위한 협력을 하고 있다"며 미군의 대만 주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차이 총통의 발언은 공공연한 비밀이던 미군 주둔을 확인한 것으로 동아시아 정세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미중갈등은 한층 고조됐다. 실제 조 바이든미 국 대통령은 27일 화상으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대만을 향한 중국의 행동을 강압적이라며 이런 행동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lid)' 약속을 했다"며 "중국 신장과 티베트의 인권, 홍콩 주민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18개국 지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나온 만큼 국제사회에 대중국 압박 동참을 촉구하는 의미도 담겼다. 한국이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운 회색 외교로는 더 이상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이 중국에 의해 무력 통일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우월적 위치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미국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국 역시 유사시 주한미군의 차출 등 예상치 못한 상황과 직면할 수 있다.


루예청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차이 총통의 발언이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이미 비공식적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중국에 알리려고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차이 총통은 적과의 싸움에서 미국이 대만을 지원할 것임을 말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CNN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답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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